인공지능(AI)이 대화 상대의 말투를 분석, 치매(알츠하이머)를 90% 정확도로 판정하는 시스템이 일본에서 개발됐다.

게이오의과대학교와 정보 분석 업체 프론테오 공동 연구팀은 2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대화 분석으로 치매 여부를 판단하는 AI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AI가 사람의 대화 내용을 듣고 말투나 말의 빠르기, 어휘, 구문 정확도 등을 판정하는 방식으로 치매를 판단한다. 정확도는 약 90%에 달해 연구팀은 2023년 상용화를 위해 의료기기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게이오의대 정신의학과 키시모토 타이시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천문학적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는 치매를 조기 발견하면 환자나 가족, 사회의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AI의 학습능력을 활용, 치매에 걸린 사람 특유의 말투를 집어낼 수 있다면 조기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실험을 진행했다.

약 30분간 대화 내용을 분석해 치매 여부를 판단하는 AI가 등장했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지난 2016~2019년 일본 전국 의료기관 10개 시설에서 치매 환자를 포함한 고령자와 의사들이 나눈 대화 녹취록을 실험에 동원했다. 135명이 432회에 걸쳐 나눈 대화를 모두 문자화한 뒤 치매 전문의들의 진단 결과와 함께 AI에 학습시켰다.

이렇게 개발한 시스템으로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AI로 분석한 결과 치매는 88%, 치매가 아닌 경우는 92%의 높은 확률로 구분했다. 게다가 분석에 들어간 평균 시간은 35분 정도로 짧았다.

키시모토 교수는 “치매에 걸린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단락 사이를 연결하는 조사를 빼먹는다”며 “시간이나 장소 표현 역시 애매해지는데, 이런 특징을 AI가 정확하게 잡아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치매는 본인에 대한 문진이나 계산력 및 기억력 검사 등으로 진단했다. 검사 자체의 전문성이 요구돼 의사에 대한 훈련이 최선으로 여겨졌으나 AI 기술이 발달하며 이를 활용하는 시도가 활발하다.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는 치매는 다양한 국가가 예의주시하는 심각한 질병이다. 인지력 및 기억력의 대폭 감소에 의한 치명적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조기진단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되는 질병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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