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달 탐사 미션의 첫 관문인 다누리 궤도선 발사가 궤도 안착 및 지상 교신까지 이뤄지며 성공했다. 발사로부터 1시간30여분 만에 들려온 낭보에 국민과 발사 관계자들이 환호했다.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Korean Pathfinder Lunar Orbiter, KPLO) 다누리는 예정대로 5일 오전 8시 8분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탑재된 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 40번 발사대(SLC-40)에서 힘차게 솟아올랐다.
정해진 고도에서 팰컨9 로켓에서 사출된 다누리는 지구 저궤도에 안착한 뒤 발사 1시간30여분 만인 이날 오전 9시40분경 지상국과 교신에도 성공했다. 당초 발사 1시간 만에 이뤄질 예정이던 교신이 30여분 지연된 원인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파악 중이다.
지상 교신까지 이뤄지면서 약 2m의 정방형으로 설계된 다누리는 몸체 좌우의 태양전지 어레이 전개 등 계획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경우 다누리의 크기는 6m까지 연장된다.
항우연을 비롯해 민간 기업과 대학교 등 59곳이 7년여에 걸쳐 개발한 다누리는 오는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초 예정된 달 상공 100㎞ 원 궤도에 다다를 전망이다. 지구와 달의 직선거리는 38만㎞로, 이를 곧장 비행하면 늦어도 4일 안에 도착하지만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탄도형 달 전이(Ballistic Lunar Transfer, BLT) 궤적을 따라 비행하기 때문이다.
다누리가 달에 무사히 안착할 경우, 표면 탐사를 비롯해 기상 등 다양한 관측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다누리에는 고해상도 카메라와 광시야 편광 카메라가 장착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유인 탐사 미션 ‘아르테미스’에 동원될 섀도 캠까지 장비했다. 감마선 분광기와 자기장 측정기도 탑재해 달의 지질과 기상 등 다양한 환경을 관찰한다.
총 6개 과학 관측 장비를 갖춘 다누리는 지구와 달의 우주인터넷 실험, 달 표면 전체 편광 지도 제작 등 주요 임무도 띠고 있다. 하루 12회 달 궤도를 돌며 1년간(2023년 1~12월) 맡은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다누리의 발사 및 지상 교신을 확인한 항우연은 심우주지상시스템을 활용, 향후 4개월 넘는 여정을 면밀히 체크할 계획이다. 다누리는 BLT 궤적을 비행하며 몇 차례 궤도 수정을 예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달 탐사 미션은 노무현 정부 때 처음 구상됐다. 2030년으로 예정된 장대한 미션의 시작이 바로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다. 이후 달 탐사 로버와 착륙선 등이 속속 달로 향할 예정이다. 다누리가 4개월여의 여정 끝에 무사히 달 원 궤도에 안착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일곱 번째로 달 탐사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