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늘어나는 음식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고급 음식점들이 자존심을 내려놨다. 남은 식재료를 폐기하지 않고 새 음식을 만들어 저렴하게 파는 업체들과 손을 잡으면서 고정 소비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싱가포르의 고급 레스토랑은 얼마 전부터 남아도는 음식을 버리는 대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레스토랑은 갖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 남아 폐기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앱 ‘트레처(Treatsure)’와 협력했다. 이 앱은 고급 레스토랑을 비롯해 유명 식당의 남은 음식을 ‘뷔페 인 어 박스’라는 상품으로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고급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파는 호텔과 레스토랑이 음식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pixabay>

트레처와 계약한 업체 중에는 하얏트와 메리어트, 아코르 등 일류 호텔도 있다. 아무도 손대지 않았지만 남았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지는 식재료를 활용해 도시락 스타일의 근사한 음식을 만들어 배달한다.

2017년 설립된 트레처는 금세 주목을 받으며 3만 사용자를 확보했다. 현재 연간 30t의 식재료가 아깝게 버려지는 사태를 막고 있다.

프랑스 업체 피닉스도 ‘온 더 라인(On the line)’이라는 앱을 만들었다. 샌드위치 체인 ‘프레 타 망제’ 등 유명 매장과 제휴해 남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미스터리 바스켓’ 형태로 50%가량 싸게 판매한다. 이 서비스를 통해 판매된 바스켓은 총 2만5000개가 넘는다.

남는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판매하는 일본 앱 '타베떼' <사진=코쿠킹 공식 홈페이지>

일본의 경우 ‘타베떼(Tabete)’라는 앱이 유명하다. 총 2140개 레스토랑이 참여 중이며, 다른 앱과 마찬가지로 매장에서 음식을 만들고 남은 식재료로 한 끼 식사를 조리해 판다. 지금까지 총 52만5000여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타베떼’ 앱을 개발한 코쿠킹(CoCooking)의 이사쿠 타이치 공동창업자는 “버려지는 식재료와 음식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확산하는 것은 지구를 살리는 중요한 활동”이라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퍼지는 이런 문화를 세계에 퍼뜨리기 위해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매년 세계에서 낭비되는 식품의 3분의 1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특히 아태지역은 버려지는 식품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의 50%에 육박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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