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병증인 'VR(가상현실) 멀미'의 원인이 일반적인 멀미와 똑같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워털루대학교 연구팀은 지난달 발표한 연구 성과에서 게임이나 영화 등 VR 기술을 도입한 콘텐츠가 야기하는 'VR 멀미'의 원인이 신체의 평형감각 및 시각 정보의 오차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진짜 같은 가짜 세상이 화면에 펼쳐지는 VR 콘텐츠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지만, 'VR 멀미'를 호소하는 사람도 부쩍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VR 멀미'란 VR 기술을 활용한 게임이나 영상을 접하면 곧장 어지럼증과 메스꺼움, 심하면 구토 증상을 겪는 병증이다.

VR 기술은 영상이나 게임의 몰입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사진=pixabay>

'VR 멀미'의 원인이 일반 차멀미와 같다고 본 연구팀은 이를 입증할 실험을 기획했다. 참가자 31명에게 VR 게임을 제공하고, 플레이 전후의 감각 변화를 주관적 시수직(subjective visual vertical, SVV) 및 내이 전정계 테스트로 확인했다.

몸의 평형감각의 지표 중 하나인 SVV는 중력의 영향이나 눈에 들어오는 정보를 바탕으로 어느 쪽이 수직(세로)인지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내이 전정계는 우리 몸의 균형을 관장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실험 결과, 'VR 멀미'를 겪지 않는 사람들은 게임 플레이 후 SVV 수치가 크게 변화했다. 반대로 게임 내내 'VR 멀미'를 호소한 사람들은 SVV 수치 변화가 거의 없었다. 성별이나 게임 경험의 차이는 실험 결과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았다.

현장에 있는 듯 몰임감을 주는 VR 게임이지만 멀미 때문에 좀처럼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가 일반 멀미 테스트 결과의 그것과 거의 같다는 점에서 VR 게임이나 영상이 멀미를 유발하는 메커니즘은 차멀미와 같다고 결론 내렸다. 돌려 말하면, VR 콘텐츠들이 실제 멀미를 일으킬 정도로 뛰어난 현실감을 갖췄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실험 관계자는 "VR이든 자동차든 실제는 몸이 움직이지 않는데 시각 정보는 계속 움직인다고 뇌에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멀미가 생기는 것"이라며 "'VR 게임'에 취약한 사람일수록 수직 등 평형 지각이 약하다는 것은 VR 멀미와 차멀미의 발생 원인이 같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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