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 우주개발 업체 로켓랩이 헬리콥터를 이용한 발사체 1단 공중 회수에 최초로 성공했다. 엔진 노즐이 장착되는 1단 추진체는 다양한 페이로드를 지구 저궤도로 옮기는 로켓에서 가장 비싸고 중요한 부품이다.
소형 로켓 전문 개발사 로켓랩은 3일 오전 10시49분(현지시간) 뉴질랜드 마히아반도에 자리한 전용 발사 시설 론치 콤플렉스1(Launch Complex1)에서 일렉트론 로켓의 26회째 발사에 나섰다.
큐브샛 34기를 탑재한 일렉트론 로켓은 이날 특별히 1단 추진체의 공중 회수 미션을 진행했다. 일렉트론 로켓은 정해진 궤도에 큐브샛들을 모두 사출했는데 그 이전 과정에서 먼저 분리된 1단 추진체는 공중에서 대기하던 헬기에 회수됐다.
로켓랩은 2019년 8월 일렉트론 로켓의 1단 추진체를 헬리콥터로 회수해 재사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는 일렉트론 로켓의 16·20·22회차 발사에서 1단 추진체를 제어해 해상에 낙하시켰다. 노하우를 쌓은 로켓랩은 바다가 아닌 공중에서 1단 추진체를 회수, 재활용하는 테스트를 이번에 진행했다.
‘There And Back Again(그곳에 되돌아가다)’으로 명명된 이번 미션에서 2단에서 분리된 일렉트론의 1단 기체는 시속 8300㎞, 섭씨 2400℃에 달하는 재진입 환경에 견디기 위해 자세를 제어하면서 강하했다.
이후 낙하산을 전개한 1단 로켓은 고도 약 2㎞에서 로켓랩의 시콜스키 S-92 헬기에 의해 회수됐다. 로켓랩 관계자는 “튼튼한 고리가 달린 긴 케이블을 낙하산에 걸어 세계 최초로 1단 추진체를 공중에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로켓랩에 따르면 헬기 조종사들은 추진체 포획 뒤 기체에 걸리는 부하를 계산한 후 1단을 다시 바다에 떨어뜨렸다. 해상에서 발견된 1단 추진체는 인양된 뒤 로켓랩 조립동으로 운반됐다. 로켓랩은 헬기가 추진체 회수 당시 받은 부하를 정밀 분석, 향후 완벽한 공중 회수 미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로켓에서 가장 비싸고 중요한 1단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것은 우주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요하다. 로켓 한 번 발사하는 데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줄이면 그만큼 로켓 발사 빈도도 올라간다.
추진체 회수와 재활용은 로켓랩뿐 아니라 다양한 우구개발 기구나 업체가 구상해 왔다. 스페이스X의 ‘팰컨’ 시리즈처럼 외부 조종에 의해 바다 위 선박에 안착하는 방식까지 개발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