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인간이 받는 스트레스를 후각으로 정확히 감지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벨파스트퀸즈대학교와 뉴캐슬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최근 미국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상당한 후각을 가진 개들이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몸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지 실험을 기획했다.
피실험자 총 36명을 모집한 연구팀은 9000에서 17씩 뺀 값을 큰 소리로 외칠 것을 요구했다. 계산은 암산으로만 이뤄져 참가자들은 숫자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셈을 하느라 집중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피실험자들이 내뿜는 숨과 땀을 채취했다. 암산 전에 미리 수집한 샘플들과 함께 집중력 좋은 개 네 마리에게 냄새를 맡게 했다. 그 결과 개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인간의 숨결과 땀을 평균 93.75%라는 높은 확률로 구분했다.
이번 실험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사람의 땀 및 숨 속에 포함된 물질이 화학변화를 일으키는 점에 착안했다. 개들이 화학변화를 후각으로 감지할 것으로 가정한 연구팀 추측은 보기 좋게 입증됐다. 다만 개들이 땀 속 물질의 화학변화 자체를 후각으로 구분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후각이 고도로 발달한 개들은 전부터 냄새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 왔다. 마약이나 폭발물은 물론 코로나 탐지에도 개들이 동원됐다. 일부에서는 개 후각으로 암을 가려내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실험 관계자는 “개들은 질병은 물론 인간의 정신적 상태와 관련된 냄새도 구분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며 “향후 실험에서 개들이 오로지 냄새로부터 인간의 부정적 감정을 읽었는지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학계는 개가 후각으로 사람 스트레스를 가려내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등 보다 복합적인 정신 장애의 조기 진단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