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노부부의 시신이 도쿄의 주택에서 발견돼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부의 집에는 에어컨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TBS는 22일자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전날 도쿄 아시타테의 한 목조주택에서 노부부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에어컨이 없는 집에서 부부가 열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노부부 시신이 발견된 도쿄 아시타테구의 에어컨 없는 목조주택 <사진=JNN 유튜브 공식채널 뉴스 영상 캡처>

경찰은 21일 오전 11시반경 "악취가 난다"는 주민 신고로 해당 주택에 출동했다. 90대로 보이는 남성이 거실에서, 8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부엌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신원확인 결과 두 사람은 부부로 밝혀졌다.

부검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경찰은 사인을 열중증으로 보고 있다. 시신을 수습할 당시 주택 내부 온도가 36도 이상이었다. 주민들은 "자녀가 최근에도 찾아와 에어컨을 달아주겠다고 했는데, 부부는 괜찮다고 돌려보냈다"고 증언했다.

일본은 지난달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데 이어 최근 각지의 한낯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도쿄는 물론 사이타마, 군마 등 각지의 낯 최고기온이 38도를 훌쩍 넘었다. 8월 들어서만 전국의 열중증 사망자는 148명이다. 이는 한 달 열중증 사망자의 과거 최고기록을 간단하게 넘어서는 기록이다.

특히 노인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면서 일본은 코로나19와 함께 고온이 새로운 재난으로 떠올랐다. 21일에 카와고에에서는 88세 독거 남성이 에어컨이 고장난 집에서 열중증으로 사망했다. 병원 이송 당시 체온은 무려 40.2도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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