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닌 세포의 이동 문제가  흰머리의 원인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뉴욕대학교 연구팀은 19일 일반에 공개한 논문에서 멜라닌 세포 줄기세포(melanocyte stem cells, McSCs)의 이동에 차질이 빚어지면 백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백발은 노화와 극심한 스트레스, 영양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이유로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줄면서 흰머리가 생긴다고 여겨졌는데, 명확한 원인을 놓고는 아직 여러 가설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쥐를 동원한 실험에서 멜라닌 세포의 감소를 막을 방법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McSCs가 모낭 안에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막히면서 흰머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흰머리의 원인으로는 노화, 극심한 스트레스, 영양 결핍 등이 꼽혀왔다. <사진=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스틸>

실험 관계자는 "머리카락 색을 만드는 멜라닌이 만들어지는 줄기세포 성장이 방해를 받는 것이 백발의 근본적 원인으로 보인다"며 "McSCs가 모낭에서 막혀 제대로 이동할 수 없게 되면 머리가 하얗게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McSCs는 모낭을 거쳐 정해진 곳까지 이동한 뒤 특정 신호를 받아 머리색을 내는 멜라닌을 생성한다. 이 과정이 원활해야 머리카락도 정상적으로 자라나게 된다.

연구팀은 젊은 쥐의 McSCs가 모낭에서 막히는 비율이 15% 정도지만, 강제로 노화시킬 경우 50%까지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 McSCs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쥐의 털이 하얗게 변한다는 게 연구팀 결론이다.

머리의 원래 색을 유지하는 멜라닌 세포 줄기세포(분홍색)가 정해진 자리까지 이동하지 못하면 흰머리가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뉴욕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실험 관계자는 "금발이나 흑발이 자라는 것은 McSCs가 정상 신호를 받아 전이 증폭 상태(transit-amplifying state)가 되기 때문"이라며 "전이 증폭 상태는 머리카락 색소를 만드는 중요한 과정인데, McSCs가 모낭에서 막히면 색상 신호를 받지 못한 흰머리가 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확인한 쥐의 백발 메커니즘이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될지는 의문이라고 전제했다. 만약 인간도 쥐와 비슷한 구조일 경우에는 흰머리가 나는 것을 예방할 방법을 충분히 알아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실험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McSCs의 운동성과 정상적인 분화가 머리카락의 건강과 색을 유지하는 열쇠임을 확인해 줬다"며 "McSCs의 이동을 막는 원인을 특정할 수 있다면, 사람의 원래 머리색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도 머잖아 알게 될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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