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듯 신비로운 분위기로 가득한 목성 위성 유로파의 최신 이미지가 공개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가시광선 카메라 주노캠(JunoCam)을 이용해 포착한 유로파 사진을 선보였다.

해당 이미지는 NASA가 천문 마니아들을 위해 공개한 주노캠 촬영물을 행성과학 박사 학위를 가진 프랑스 고등학교 교사 토마스 에페레가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NASA는 다양한 행성 탐사선들이 촬영한 천체 사진들을 오픈소스 형태로 공유하고 있다.

유로파 특유의 거친 지형을 특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임의로 착색된 이 사진은 불규칙한 선이 무수히 뻗은 독특한 얼음 표면을 담고 있다. 유로파는 소행성이나 파괴된 행성 잔해가 날아와 박히며 크레이터가 생성된 일반적 천체와는 지표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29일 목성 플라이바이를 실시한 '주노'가 촬영한 유로파 <사진=Thomas Appéré·NASA 공식 홈페이지>

‘주노’는 지난 29일 45회차 목성 플라이바이(근접 통과)를 시도하면서 때마침 가까이 공전하던 유로파 관측을 동시에 진행했다.

NASA에 따르면 당시 ‘주노’는 유로파 표면으로부터 불과 352㎞ 상공을 빠르게 통과했다. 인류가 만든 탐사선이 유로파의 고도 500㎞ 이하로 접근해 통과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Galileo)’가 2000년 1월 3일 유로파 고도 351㎞를 통과한 이래 22년 만에 작성된 초근접 통과 기록이다.

‘주노’는 유로파에 대해 상대속도 23.6㎞/s로 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고 데이터를 수집할 여유는 불과 2시간이었다. ‘주노’는 고해상도 사진 촬영을 통해 유로파 표면을 덮은 얼음 껍데기 구조와 내부, 표면 조성, 전리층, 목성 자기권과 상호작용 등 귀중한 정보들을 수집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가 묘사한 유로파의 표면과 얼음 층, 그 아래 바다의 상상도 <사진=NASA JPL·칼텍 공식 홈페이지>

이오와 가니메데, 칼리스토와 더불어 목성의 ‘갈릴레이 위성’을 구성하는 유로파는 표면을 뒤덮은 두꺼운 얼음 아래에 물로 채워진 바다가 존재할 것으로 여겨진다. 얼음 층 표면에서 간헐천과 비슷한 물 분출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NASA는 ‘주노’가 이번 근접 통과를 통해 얻은 이미지를 과거 미션에서 찍은 것들과 비교해 얼음 표면이 20년간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아울러 NASA는 ‘주노’가 촬영한 유로파의 다양한 지형 사진과 마이크로파 방사계(대상 물체가 방사하는 마이크로파 에너지를 이용한 원격 측정기) 데이터를 조합, 얼음 두께가 비교적 얇아 탐사에 유리한 곳들을 특정할 계획이다.

NASA는 “이번에 수집한 데이터들은 오는 2024년 발사돼 2030년 목성에 도착할 차세대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에 의한 유로파 정밀 탐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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