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속절없이 무너진 태국 불탑에서 숨겨진 보물들이 나타났다. 불탑의 붕괴가 안타까워 합장을 하던 승려들은 반가움에 절을 했다.

더 타이거 등 태국 언론들은 29일 폭우로 무너져 내린 유서 깊은 사찰의 불탑 내부에서 500년 넘게 보존된 불교 유물이 다수 발견됐다고 전했다.

무너진 불탑은 1500년경 세워진 역사 깊은 사원 왓 스리 수판(Wat Sri Suphan)의 유적이다. 3층 건물 높이에 겉면은 온통 금으로 장식됐다. 최근 치앙마이 일대를 강타한 폭풍우를 못 견뎌 얼마 전 중앙에 큰 균열이 발생했다. 

최근 폭우로 균열이 간 태국 치앙마이 왓 스리 수판의 황금 불탑이 29일 무너져내렸다. <사진=nontakarn.surat.9 페이스북>

왓 스리 수판은 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름다운 사원이다. 망라이 왕조의 무앙 깨우가 건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치앙마이가 태풍의 영향권에 들자 사원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는데, 낡은 불탑은 중앙에 균열이 갈 무렵부터 해외토픽에 소개되며 주목받았다. 

사원 관계자들은 치앙마이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불탑이 무너질 것에 대비, 주변에 울타리를 쳤다. 승려들은 불탑이 무너지지 않게 해달라며 매일 모여 합장하고 기도했다. 다만 불탑은 29일 굉음을 내며 무너져 버렸다.

와르르 무너진 치앙마이 왓 스리 수판 황금 불탑. 내부에서 불상 등 유물이 발견됐다. <사진=nontakarn.surat.9 페이스북>

출토된 유물 중에는 유리와 돌조각으로 만들어진 불상이 포함됐다. 사원은 무너진 불탑이 이미 약 40년 전 대규모 보수를 받은 만큼 500년 넘은 문화재를 그대로 재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원 관계자들은 이번에 발굴된 유물을 역사·불교·고고학자들에게 맡겨 정밀 감수를 거칠 계획이다. 제작 목적과 연대 등이 밝혀지면 사원에 마련된 박물관을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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