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과 핵 구성 성분이 유사할 것으로 추측되는 외계행성 두 개가 한꺼번에 발견됐다.

포르투갈 천체물리연구소(Instituto de Astrofísica e Ciências do Espaço, IA)는 지난달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총 5개로 구성된 태양계 외부 행성계 중 수성과 유사한 행성, 일명 ‘슈퍼 머큐리(Super-Mercury)’ 둘을 특정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행성들은 모두 남쪽 밤하늘 그물자리 방향으로 약 127광년 떨어진 항성 ‘HD 23472’를 공전한다. 행성들은 모성으로부터 거리 순으로 ‘HD 23472 d’ ‘HD 23472 e’ ‘HD 23472 f’ ‘HD 23472 b’ ‘HD 23472 c’로 각각 명명됐다.

이중 뒤의 두 행성은 지난 2019년 이미 관측됐다. 이번에 앞쪽 세 개가 처음 발견됐는데, 모두 반지름이 지구보다 큰 암석 행성들로 추측됐다. 세 행성의 공전주기와 반지름, 질량은 아래 표와 같다.

항성 HD 23472를 공전하는 행성계의 특성 <표=스푸트니크>

연구팀은 세 행성 중 ‘HD 23472 d’와 ‘HD 23472 e’가 수성과 유사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 행성을 연구하면 수성 같은 고밀도 암석행성이 형성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항성 ‘HD 23472’는 태양보다 조금 작은 K형 천체다. 반경은 태양의 약 0.71배, 질량은 태양의 약 0.67배, 표면 온도는 약 4400℃다. 5개 행성 표면의 평균 온도는 약 200~630℃로 추정된다. 지구처럼 생명체가 번성하기에는 모두 혹독한 환경이다.

연구팀은 ‘HD 23472 d’와 ‘HD 23472 e’의 평균 밀도가 각각 7.5-3.1+3.9g/㎤, 7.5-3.0+3.9g/㎤라고 추측했다. 두 행성 모두 철 함유량이 높고 질량의 절반 가까운 약 45%가 핵일 가능성을 떠올렸다.

메신저 호가 촬영한 수성. 표면을 구성하는 암석의 화학적, 광물학적, 물리적 차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임의로 채색됐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태양계에는 암석 행성 4개가 존재한다. 가장 안쪽의 수성은 철이나 니켈로 된 커다란 핵을 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행성들과 같은 ‘슈퍼 머큐리’는 처녀자리 방향의 항성 ‘K2-229’를 공전하는 ‘K2-229 b’를 포함, 단 6개가 관측됐다. 특히 슈퍼 머큐리가 같은 행성계에서 두 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문학자들은 수성이 상당히 큰 핵을 갖는 이유는 아직 밝히지 못했다. 핵을 감싸는 맨틀 일부가 대규모 충돌로 소실됐거나 고온에 증발했다고 추측할 뿐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두 행성이 수성 구조의 수수께끼를 밝히는 단서가 될지 모른다는 입장이다.

조사 관계자는 “향후 유럽남천천문대(ESO)의 ‘유럽 초대형 망원경(Extremely Large Telescope, ELT)’이 완성되면 수성을 비롯해 이와 비슷한 행성들의 표면이나 대기 조성을 보다 세밀하게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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