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암염에 갇혀 무려 8억 년 넘게 생존한 원핵생물이 극적으로 포착됐다.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비파괴검사를 통한 암염 조사에서 약 8억3000만 년 전 원핵생물 및 조류(해초)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호주의 중앙부 브라운층에서 채취한 암염이 태고의 지구 생태계 흔적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호주 중앙부는 현재 사막이지만 과거에는 바다였다. 이곳에 자리한 브라운층에서는 신원생대(10억~6억3500만 년 전) 생물의 화석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번 조사에 동원된 암염은 지난 1997년 채취됐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을 통해 암염이 약 8억3000만 년 전 생성됐음을 확인한 연구팀은 비파괴·광학적 방법으로 암염을 들여다봤다. 그 결과 고대 생물인 원핵생물과 해조류 흔적이 확인됐다.
조사 관계자는 "암염 속 원핵생물 일부는 아직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8억 년 전에는 공룡도 등장하기 훨씬 전으로, 지상에 어떤 생명도 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발견은 태초 지구의 생명에 대해 알 수 있는 단서가 될 뿐 아니라 화성 등 외계 생명을 탐색하는 데도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구에 처음 생명이 탄생한 곳은 바다로 여겨진다. 시기는 대략 38억 년 전으로 알려져 있다. 5억4000만 년 전 캄브리아기가 열리고 바다는 생물 다양성이 폭발하며 눈부신 진화를 거듭했다. 약 4억 년 전에 이르러 식물, 절지동물, 양서류가 차례차례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온 것으로 추측된다.
조사 관계자는 "오래된 원핵생물 화석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대부분 지층에 갇힌 형태"라며 "소금은 바위처럼 유기물을 저장해주는 법이 없다. 이런 점에서 이번 샘플은 더욱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이번 샘플은 약 8억 년 전 고대 지구의 바다 온도와 수질, 기온과 같은 정보를 전해줄 수 있다"며 "암염에 원핵생물이 갇힌 채 확인된 건 2억5000만 년 전 샘플이 가장 오래됐지만 무려 6억 년 더 오래된 것을 얻게 되면서 학계는 고대 지구 생태계를 더 자세히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