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 의한 노화는 회복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대인이 호소하는 각종 스트레스는 신체 노화를 촉진하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미국과 유럽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19일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소개된 논문에서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 해소하면 이로 인해 진행된 노화를 복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신체에 주는 영향, 특히 생물학적 노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생물학적 노화는 생물로서 얼마나 나이를 먹었는지 나타내는 본질적 지표로 유전자 발현이나 대사 물질 등 후성학적 변화에 중점을 둔다.

실험 관계자는 "달력상 나이는 누구나 평등하게 쌓이지만 생물학적 나이는 사람마다 진행 속도가 다르다"며 "정확한 생물학적 나이를 아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대표적인 것은 유전자 수준의 변화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람의 인연과 인생을 젊음과 노화에 대입해 이야기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사진=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스틸>

연구팀이 언급한 유전자 변화의 탐구를 전문 용어로 후성학, 또는 에피제네틱스(Epigenetics)라고 한다. 우리 유전자는 DNA 정렬 방식이 바뀌지 않아도 기능이 변하는데, DNA에 메틸기를 붙여 유전자 스위치를 화학적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유전자 기능을 탐구하는 것이 후성학이다.

최근 각광받는 후성학은 사람이 얼마나 병에 걸리기 쉬운지, 또는 어느 정도 건강 수명이 남았는지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통해 사람의 생물학적 나이를 알 수 있다면, 스트레스가 노화나 수명에 주는 영향도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봤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생쥐 두 마리의 몸통을 외과적 수술로 결합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줬다. 에피제네틱스 분석 결과 생쥐들은 유전자 수준에서 급격히 노화했다. 다만 다시 외과적 수술로 생쥐를 분리하자 노화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원래대로 돌아갔다.

젊게 오래 사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는 바다. <사진=pixabay>

실험 관계자는 "이런 실험을 인간에 적용할 수는 없지만 이미 비슷한 사례는 확인됐다"며 "크게 다쳐 긴급 수술을 받은 노인에게서 채취한 혈액 샘플에서는 생물학적 노화가 확인됐는데, 수술 1주일 만에 원래 상태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신이나 코로나 감염 등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도 상황은 비슷했다"며 "동물의 몸에는 일종의 회춘 시스템이 갖춰졌을 가능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우리 몸에서 생물학적 노화를 회복시키는 장치를 중점적으로 조사하면, 언젠가는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한 생물학적 노화를 선제적으로 막아낼 방법도 개발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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