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대기는 크고 작은 모래폭풍에 의해 오래 전부터 산화돼 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대규모 모래 폭풍이 발생하는 화성 고층 대기에는 수소가 증가하는 반면, 산소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며 화성의 대기가 계속 산화됐을 것으로 추측한 JAXA는 이번 연구가 화성의 생명체 흔적을 추적하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고대 화성의 표면에는 바다가 형성될 정도의 물이 존재한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현재 화성은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인 얇은 대기를 가지고 있으며, 태양풍과 우주 방사선의 영향으로 대기는 차갑고 건조해 아주 황량하다.

화성의 모래폭풍이 대기의 산성화를 촉진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수소와 물 분자를 구성하는 산소가 화성에서 어떤 식으로 존재했는지 들여다봤다. 2016년 9월 발생한 화성 모래폭풍 기간 JAXA의 행성 분광 관측 위성 '히사키'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위성(MRO),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 등 다양한 장비가 얻은 데이터를 교차 분석했다.

그 결과 화성의 아래쪽 대기에서 발생하는 모래폭풍은 대기에 파동을 일으켜 위쪽 대기에 포함된 수소와 산소의 총량 증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JAXA는 "화성 표면의 물은 행성 내부로 유입되거나 상층 대기에서 자외선에 분해돼 날아간 것으로 보인다"며 "화성 대기 중에 모래나 먼지가 날아오르는 대규모 모래폭풍이 종종 발생하는데, 이때 화성의 대기 아래에서 위로 운반된 수증기에 의해 수소가 우주 공간으로 유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을 탐사하는 장비들이 모래폭풍을 맞을 경우 태양광 발전 패널이 먼지로 뒤덮여 활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화성 모래폭풍 발생 시 상층 대기의 수소는 20일 만에 약 2배 증가했지만 산소는 6일 만에 약 3분의 1로 감소했다"며 "모래폭풍에 의해 수소는 화성에서 유출되기 쉬운 반면 산소는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가 처음 밝혀졌다"고 전했다.

JAXA는 이런 독특한 구조가 모래폭풍이 발생할 때마다 수억 년 반복됐다면, 화성의 대기는 모래폭풍에 의해 계속 산화돼 온 셈이라고 결론 내렸다. 특히 이번 연구 성과는 고대 화성의 대기가 환원적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JAXA 관계자는 "환원적인 대기에서는 생명에 중요한 물질인 유기물이 합성되기 쉽다"며 "모래폭풍에 의한 산화가 진행되기 전의 대기가 환원적이었다면 화성은 한때 생명이 나고 번성하기 알맞은 환경이었을지 모른다"고 추측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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