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들이 찾고 있는 지구형 외계행성이 실존하더라도 바다와 육지의 비율이 지구와 정반대(3:7)일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과 스위스 천문학자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지난달 말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유로플래닛 사이언스 콩그레스(Europlanet Science Congress) 2022’에서 지구형 외계행성의 육지 비중이 기존 학설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생전 지구를 가리켜 ‘페일 블루 닷(pale blue dot)’이라고 표현했고, 많은 천문학자들이 이런 행성을 탐색했지만 실재 지구형 외계행성은 육지 비중이 큰 ‘페일 옐로 닷(pale yellow dot)’이라고 예상했다.

바다와 육지 비율이 7:3인 지구 <사진=pixabay>

이런 판단의 근거는 판구조론(plate tectonics)에 입각한 행성 진화의 세 가지 시나리오다. 연구팀은 지구 내부의 열이 지진과 화산 등 지질활동을 촉진하고, 대지의 침식이 대기와 지구 내부의 물을 순환시키는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수치모델을 만들었다. 

그 결과 태양계 밖의 지구형 행성이 육지로 뒤덮일 확률은 80%였다. 19%는 온통 물로 채워진 바다 행성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구와 같이 외계 행성의 바다와 육지 비율이 7:3일 가능성은 1% 미만으로 점쳐졌다. 현재 지구의 바다와 육지 비율은 상당이 예외적이며, 향후 수십억 년에 걸쳐 이 균형은 불안정해질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관계자는 “바다가 30% 정도로 육지가 많은 행성들은 아주 춥고 건조한 기후일 것”이라며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와 비슷한 환경으로, 이런 행성을 멀리서 관측하면 ‘페일 블루 닷’이 아닌 ‘페일 옐로 닷’처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밀러가 발견한 바다 행성 <사진=영화 '인터스텔라' 스틸>

이어 “행성들의 지표 평균 기온은 5℃로 지구와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육지가 10% 이하인 행성은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종한 뒤 온도와 습도가 올라간 지구 환경과 비슷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구는 화산 활동에 의한 대륙 성장과 풍화에 따른 대륙 침식이 균형을 이루며 진행되고 있다. 생명체는 태양 에너지를 직접 받을 수 있는 육상에서 번성하고 바다는 거대한 저수지 역할을 해 기후의 과도한 건조를 막아준다. 연구팀은 모델화된 지구형 행성에서도 생명체가 살겠지만 지구와 조성이 판이해 동물이나 식물상은 상당히 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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