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포함한 일부 동물의 손가락이 5개인 구조 일부가 해명됐다. 학계는 손가락이 6개 이상인 다지증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 도쿄대학교는 1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논문에서 사람의 손가락이 5개가 되는 메커니즘을 일부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 학교 히로카와 노부타카(76) 특임 연구원 등 연구팀은 생명 활동에 필요한 물질 중 산소나 영양분을 운반하는 분자 모터(molecular motor)에 주목했다. 분자 모터란 세포 내에서 어떤 에너지를 기계적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분자다. 분자 모터의 작동에 의해 세포는 변형하거나 이동하고 세포 내에서 다양한 고분자 수송이 이뤄진다. 단백질 모터 또는 모터 단백질과 비슷한 개념이다.

연구팀은 쥐를 동원한 실험에서 체내 단백질 45개 중 어떤 것이 분자 모터를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해 발가락 생성에 관여하는지 살폈다. 그 결과 ‘KIFs’ 단백질군 중 ‘KIF3B’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쥐 배아의 앞뒤 발가락이 모두 5개가 아닌 6개가 되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의 손가락 생성에 영향을 주는 SHH 단백질의 기능에 KIF3 단백질이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pixabay>

히로카와 연구원은 “배아 상태에서 쥐가 자라며 발가락 등 다양한 기관이 만들어지는 것은 소닉 헤지호그(Sonic Hedgehog, SHH) 단백질이 분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라며 “SHH를 활성화하는 스위치와 같은 단백질을 KIF3B가 운반하는 것을 알아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구조는 사람도 가지고 있는데, KIF3B의 기능을 떨어뜨리면 몸의 좌우 결정에 이상이 생기거나 조현병 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쥐 실험에서 파악했다”며 “SHH 단백질은 세포를 증식해 암 악화나 조직 재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KIF3B가 SHH 단백질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의 열쇠임을 알아낸 이번 실험이 향후 다지증이나 암 치료 방법을 알아내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지증은 손가락 또는 발가락이 6개 이상인 선천적 기형이다. 정형외과 수술로 교정하는 방법이 있으며, 어느 부위에 다지증이 있는지에 따라 단순 절제 또는 재건 등 수술 방법이 달라진다. SHH 단백질이 태아 손가락 성장에 관여하며, SHH 분포나 형태에 따라 손가락 모양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안소현 박사(52)가 2004년 처음 규명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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