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로 시도된 행성 방어 프로그램 ‘DART’ 미션으로 인해 소행성의 공전 주기가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존스홉킨스대학교 응용물리학연구소(APL)는 1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달 말 이뤄진 ‘DART’ 미션 결과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의 디디모스(Didymos) 공전 주기가 유의미하게 변화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8시14분 실행된 NASA의 ‘DART’ 미션은 동명 우주선이 디디모스를 공전하는 소행성 쌍성 디모르포스에 충돌하는 것이 핵심. ‘DART’ 우주선은 예정된 시각에 시속 약 6㎞ 속도로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고, 순간 디모르포스의 광량이 증가하는 동시에 지표면에서 엄청난 분출물이 발생했다.
NASA와 APL에 따르면 ‘DART’ 우주선 충돌로 디모르포스의 공전 주기는 약 32분 단축됐다. 디모르포스의 원래 디디모스 공전 주기는 약 11.93시간이었다. 지름 약 780m의 디디모스를 공전하는 디모르포스는 지름 약 163m로, 이 정도 공전 주기가 단축된 것은 물리적 타격의 효과를 입증했다는 게 NASA와 APL의 입장이다.
첫 행성 방어 프로그램이 성공하면서 향후 실험도 계속될 전망이다. NASA와 유럽우주국(ESA) 등은 2013년 2월 15일 1500명가량 사상자를 낸 러시아 첼랴빈스크 운석우처럼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이나 혜성의 충돌 위협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NASA는 “지구에 접근하는 궤도를 그리는 천체(Near Earth Object, NEO) 중 잠재적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 PHA)들이 향후 목표물이 될 것”이라며 “‘DART’ 미션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사전에 물리적으로 저지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ESA는 2024년 발사되는 ‘헤라(HERA)’ 우주선과 소형 탐사선을 이용해 디모르포스의 물리적 충돌 이후 변화한 상황들을 우주 공간에서 직접 탐사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