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 돌무덤 발굴 과정에서 묏자리에 수직으로 찔러 넣은 검 2개가 발견됐다. 그 이유를 둘러싸고 고고학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스웨덴 국립역사박물관(National Historical Museums, NHM)은 30일 성명을 내고 오래된 바이킹 묘지 2기에서 바이킹 검 두 자루가 수직으로 박힌 상태로 발굴됐다고 전했다. 검은 마치 그 자리에 표식을 남긴 것처럼 꼿꼿하게 서있었다는 게 NHM의 설명이다.
직립 상태로 묻힌 검은 모두 90㎝가량으로 철제다. 제작 연대는 약 1200년 전으로 추정됐다. 학자들은 검이 무려 40㎝나 지면을 뚫고 들어간 점에서 당시 사람들이 돌이나 망치 같은 것을 사용해 상당한 시간 고생한 것으로 추측했다.
수수께끼의 검은 지난 9월 스웨덴 중남부 도시 베스트만란드의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맞춰 사업 부지를 조사하던 중 발견됐다. 검이 묻힌 무덤이 자리한 곳은 바이킹 공동묘지로, 최소 시신 100구가 매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고학자들은 당시 묘지가 두 농지와 경계를 맞대고 있었음을 알아냈다. 또한 묘역은 철기시대 후기 조성됐으며, 돌로 만든 각 무덤들은 지름이 최대 7m에 달했다. 검이 발견된 두 무덤은 각각 지름 5m가량으로 연대는 바이킹 시대인 서기 9~10세기 것으로 추측됐다.
발굴 과정에서 학자들은 두 무덤이 서기 7세기 또는 8세기 초 이미 묘지에 존재했을 것으로 결론 내렸다. 두 무덤은 다른 묘들이 조성되기 먼저 존재했으며, 검은 두 망자를 기억하기 위한 일종의 표식이라는 이야기다.
NHM 관계자는 “당시 바이킹들은 특정 개인이나 조상, 사회적 집단과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검을 갖춘 두 개의 돌무덤을 만들었을 것”이라며 “바이킹의 칼은 무기이자 소중한 재화였다. 이러한 것을 무덤에 묻어버리면 영영 쓸 수 없으므로 당시 사람들에게는 큰 투자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1000년 넘게 땅속에 묻힌 탓에 검은 녹슬고 너덜너덜해지는 등 열화가 상당히 진행됐다”며 “검의 정확한 길이와 형상을 파악하기 위해 조각을 서로 연결하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자들은 나무나 가죽으로 된 칼집이나 자루 부분에 홈을 파고 은을 부어 만든 글귀를 해독할 수 있다면 검이 누구의 소유인지, 왜 무덤에 박혔는지 파악할 것으로 기대했다.
NHM 관계자는 “바이킹 무덤에서 나오는 칼은 보통 망자가 다음 세상을 향해 가는 여비로 여겨졌다”며 “이를 다른 보물과 반듯하게 넣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칼 어딘가에 새겨져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칼이 꽂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북유럽 신화의 주신으로서 전쟁과 죽음을 관장하는 오딘과 그의 궁전 발할라와 관련성이 유력하다”며 “발할라는 오딘의 지휘 아래 전사한 용사들의 영혼이 사는 전사자의 관이다. 망자를 쉽게 오딘에게 보내기 위해 칼을 꽂아 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킹 무덤에 칼이나 창, 화살촉 등 예리한 것을 찌르는 행위는 망자가 되살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추측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창이나 화살촉 대신 검을 꽂은 것으로 미뤄 망자들은 상당한 권력자로 추측되나 돌무덤 지름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은 수수께끼”라고 전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