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류 업체 아마존이 비 오는 날에도 배송 가능한 드론을 조만간 선보인다. 드론은 특수 설계된 것을 제외하면 부품에 물이 들어갈 우려 때문에 우천 시에는 띄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마존이 11일 공개한 신형 드론 ‘MK30’은 비를 맞아도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다. 폭우는 무리겠지만 가랑비 정도라면 얼마든 장거리 배송도 가능하다.
오는 2024년 도입될 이 드론은 현재 운용 중인 구형 드론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항속거리는 늘었다. 배송 반경 역시 확대되는 등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현재 아마존이 운용하는 드론은 최고 고도 122m, 최고 시속 80㎞, 적재 능력 약 2㎏, 배송 반경 14㎞다. ‘MK30’은 이를 기반으로 전반적인 성능 향상이 이뤄지며, 소음도 한층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안전을 고려한 다양한 기능도 탑재된다. 아마존에 따르면 비행 중인 다른 기체나 사람, 반려동물 및 장애물을 알아서 피하는 최신 기능이 ‘MK30’부터 적용된다.
아마존은 “지금 드론도 튼튼하고 신뢰성이 높지만 신형은 저소음성이 25%나 향상될 것”이라며 “맞춤 설계에 따른 경량화와 배송 거리 확대는 물론, 약간의 비라면 충분히 견디는 방수 설계를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MK30’ 드론의 정식 데뷔 시기는 미정이다. 미국은 워낙 드론 인가가 까다롭기 때문에 아마존으로서도 정확한 날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비행인가를 늦어도 2024년 초에는 얻어낸다는 방침이다.
아마존은 “새로운 드론이 도입되면 상품을 1시간 이내에 전달하는 현재 배송 기준도 바뀔 것”이라며 “비가 오는 날에도 단 30분 안에 소비자들의 물건을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마존은 특수 촬영 및 군사 작전(정찰) 등으로 사용되던 드론을 물류 시장에 끌어들인 장본인이다. 2013년 세계 최초로 드론 택배 ‘프라임 에어(Prime Air)’를 발표했고 창고에 쌓인 수천 점의 상품을 불과 1시간에 배달하는 프로젝트를 시연, 2020년 FAA의 정식 드론 배송 승인을 받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