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을 통해 공기정화 효과를 대폭 끌어올린 관엽식물이 유럽에서 탄생했다.

프랑스 파리의 식물 스타트업 네오플랜츠(Neoplants)는 1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유전자 조작 관엽식물 ‘Neo P1’을 공개했다. ‘Neo P1’은 관상용으로 많이 키우는 일반 관엽식물에 비해 공기정화 효과가 무려 11배에 달한다.

이 업체는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엽식물 포토스의 유전자를 조작해 ‘Neo P1’을 완성했다. 전기 없이 공기를 맑게 하는 방법을 개발해온 네오플랜츠는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공기 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져 식물 공기정화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3년에 달하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사람들은 자신들이 호흡하는 공기에 무엇이 포함돼 있는지 의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바이러스는 물론 기존에도 문제가 되던 각종 오염물질을 걸러내기 위해 공기정화기나 식물 소비가 세계적으로 증가세다.

프랑스 식물 스타트업이 만든 Neo P1. 일반 포토스와 똑같이 생겼다. <사진=네오플랜츠 공식 홈페이지>

네오플랜츠에 따르면 ‘Neo P1’은 공기에 떠다니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도 제거한다. VOC는 도료나 청소용 세제, 건축자재, 살충제 등에 널리 포함돼 있으며 새집증후군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 VOC는 매우 작은 분자로 공기에 떠다니는 것을 일반 필터로는 제거하기 어렵다”며 “필터로 제거할 수 있을 정도로 분자가 크다고 해도 완전히 중화되지 않는 한 결국 다시 공기로 방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물이라면 비교적 쉽게 VOC를 흡수해 대사, 결과적으로 공기를 정화한다”며 “이런 메커니즘은 1989년 이미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발견했지만 최근 연구에서 식물의 VOC 정화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도 밝혀졌다”고 전했다.

게놈 편집을 위해 동원된 일반 포토스 <사진=네오플랜츠 공식 홈페이지>

때문에 회사는 식물의 VOC 정화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을 고안했다. 포토스의 전체 게놈(유전체) 매핑부터 시작해 어떤 유전자를 조작해야 VOC 제거 능력을 높일 수 있는지 분석했다. 이를 통해 완성한 ‘Neo P1’은 포름알데히드와 톨루엔 등 주요 실내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흡수했다. ‘Neo P1’이 걸러낸 것 중에는 벤젠 등 발암물질도 포함됐다.

회사는 포토스 뿌리에 서식하는 공생균까지 개조한 점에 의미를 뒀다. 유해한 화학물질조차 먹어치우는 미생물의 유전자를 모아 공생 미생물에 접목한 것이 ‘Neo P1’의 공기청정 능력을 끌어올린 비결이다. 게다가 게놈 조작 때문에 야생에서 강한 번식력을 갖거나 농약에 내성을 갖지 않도록 제한하는 미 식품의약국(FDA) 기준도 충족했다.

현재로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Neo P1’의 가격이다. 화분 하나당 179달러(약 24만원)로 일반 포토스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 다만 회사는 전기가 필요 없는 천연 공기청정기라는 점에서 그다지 과도한 지출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