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의 단면인 은하수를 사상 최고 해상도로 재현하는 시뮬레이션이 진행돼 관심이 쏠렸다. 이 과정에서 금이나 백금 등 귀금속이 우리은하 진화의 비밀을 알려줄 열쇠로 떠올랐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는 14일 영국 왕립천문학회지에 소개된 논문에서 천문학 전용 슈퍼컴퓨터 ‘아테루이2’에 의한 세계 최고 해상도의 우리은하 형성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NAOJ는 이를 통해 금 등 귀금속이 풍부한 별의 뿌리를 특정했다.

부를 상징하는 금이나 백금 등 귀금속 원소들은 우주를 채운 별들의 진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이 원소들은 별이 일생을 마칠 때 성간 우주(성간 공간)에 뿌려지고 이를 재료 삼아 또 다른 별이 탄생한다. 다시 말해 별에 포함된 원소들은 은하 내부에서 일어난 별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는 역사를 품고 있다.

NAOJ의 우리은하 형성 시뮬레이션에서 도출된 별과 가스의 분포도 <사진=히라이 유타카>

NAOJ는 스바루 망원경에 탑재된 고분산 분광기 ‘HDS’ 등을 이용한 관측을 통해 우리은하에 귀금속이 풍부한 별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지금까지 밝혀내 왔다. 다만 이런 별들이 우리은하 중 어디서 언제 어떻게 탄생했는지는 수수께끼였다.

일본 도호쿠대학교 히라이 유타카 연구원이 중심이 된 국제 연구팀은 ‘아테루이2’를 이용한 대규모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상의 우리은하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귀금속이 풍부한 별이 간직한 은하의 역사 해명에 도전했다.

히라이 연구원은 “기존 연구보다 공간 해상도부터 시간 분해능 모두 향상된 세계 최고 해상도의 은하 형성 시뮬레이션이 ‘아테루이2’ 덕에 가능했다”며 “귀금속을 만들어내는 현상을 가정하기 위해 중성자별 등 고밀도 천체들의 충돌 상황을 넣어 테스트했다”고 전했다.

우리은하의 단면인 은하수 <사진=pixabay>

실험 결과 귀금속이 풍부한 별은 지금으로부터 100억년 이상 전에 작은 은하에서 탄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은하는 우리은하의 재료가 된 ‘초저광도(초저광량) 왜소은하(Ultra-Faint Dwarf Galaxy)’들이다. 이런 작은 은하 안에서 일어나는 별의 형성과 진화를 재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히라이 연구원은 “왜소은하는 가스의 양이 적어 귀금속 원소 합성이 한번 일어나면 은하 전체의 귀금속 원소 비율도 높아진다”며 “이런 환경에서 새로운 별이 만들어지면 그 별의 귀금속 원소 양도 자연히 풍부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바루 망원경에 의한 관측 결과를 이번 시뮬레이션과 비교한 결과, 이런 별에 포함되는 귀금속의 양은 거의 일치했다”며 “은하수에서 볼 수 있는 귀금속이 풍부한 별의 대부분은 100억년에 달하는 우리은하 형성의 역사를 지금까지 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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