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지수(IQ)가 높은 남성일수록 도박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능과 도박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에 학계 관심이 쏠렸다.

동핀란드대학교와 영국 리버풀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는 지난 9월 국제 학술지 ‘Behavioral Decision Making’에 1차 공개됐다.

연구팀은 핀란드 국방군에 입대해 IQ 테스트를 받은 남성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IQ가 높은 남성일수록 지능과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포커나 경마 등 도박에 더 잘 빠지고 돈을 쏟아부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조사에는 남성들의 온라인 도박에 대한 상세한 기록과 이들의 사회·경제적 지위, 수입, 교육 수준에 관한 핀란드 통계국 통계가 동원됐다. 핀란드는 남성에게만 병역 및 IQ 테스트를 의무화하는 국가인 관계로 이번 조사에 여성은 포함되지 않았다.

영화 ‘007 카지노 로얄’의 빌런 르 치프레(매즈 미켈슨). 도박에 일가견이 있는 르 치프레의 극중 설정은 수학 천재다. <사진=영화 ‘007 카지노 로얄’ 스틸>

리버풀대학교 데이비드 포레스트 교수는 “IQ가 높은 남성들은 뛰어난 지능이나 판단력, 냉정함을 요구하는 포커, 경마 등 도박에 강하게 끌렸다”며 “슬롯머신 등 우연에 의존하는 도박의 경우 이런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지능과 도박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었다”며 “이런 강한 상관관계를 찾는 것은 도박으로 인한 피해나 사회문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IQ가 높은 남성이 도박을 선호하는 결정적인 원인은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연구팀은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도박 특유의 수학적 계산에 끌리며, 판돈을 잃을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승률을 계산하고 도전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향후 다양한 국가의 남녀를 모집해 같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nt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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