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의 핵심인 로켓이나 우주선을 쏘는 데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980년대 우주왕복선 발사 비용은 1㎏에 무려 8000만원이었다. 현재 기술의 발달로 이 비용은 1㎏에 약 200만원으로 떨어졌지만, 페이로드를 탑재한 로켓 무게가 스페이스X의 '팰컨9' 기준으로 약 600t임을 감안하면 로켓 발사는 여전히 엄청난 돈이 든다.

이런 이유로 우주개발에 뛰어든 민간업체들은 물론 NASA나 유럽우주국(ESA) 같은 국가 기관들은 로켓 및 우주선의 재사용에 관심이 많다. 재활용 로켓이 우주개발 업계 트렌드가 된 가운데, 유럽 신생 업체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예고해 시선이 집중됐다. 

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는 25일 공식 채널을 통해 내년 2월 시리즈A 자금 조달로 최소 4000만 달러(약 510억원)를 모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급품을 수송할 재활용 캡슐 우주선 ‘닉스(Nyx)’를 개발하고 있다. 향후에는 우주비행사도 태울 수 있는 소형 우주선 제작을 목표로 한다.

대규모 자금조달이 기대되는 유럽 스타트업의 캡슐형 재사용 우주선 '닉스' <사진=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 공식 홈페이지>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오는 2026년 ‘닉스’의 실물 크기 실험기를 제작, 재활용 우주선 실험을 완료할 것”이라며 “1회 발사에 페이로드 약 2.5t을 수송하는 ‘닉스’는 재활용 기능을 적극 활용, 저렴하고 빠르며 빈도가 높은 상업 우주 수송 시대를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켓과 우주선의 재활용 기술은 자금 여건이 대기업만 못한 민간 업체들에게는 필수다. 유럽의 민간 우주개발 업체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룩셈부르크 민간 기업 스페이스 카고 언리미티드와 무인 우주선 ‘REV1’ 공동 제작 계약을 맺었다. 재활용 설계를 도입하는 이 우주선은 ‘닉스’처럼 다양한 물자를 ISS로 실어나를 예정이다.

우주여행 시대를 염두에 두고 우주 택시를 개발하는 미국 블루 오리진도 재사용 가능한 유인 우주선 ‘뉴 셰퍼드’를 만들고 있다. 국가 주도로 우주개발을 진행하는 중국은 로켓 재사용 트렌드에 맞춘 경량 로켓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난 2018년 재사용 로켓 개발에 착수한 일본은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주도로 지난 2021년 약 30개 기업이 결합된 재사용 로켓 제작팀을 꾸렸다.

재사용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스페이스X의 2단 로켓 '팰컨9'. 역추진을 이용해 지상으로 내려오는 1단 추진체들 <사진=스페이스X 공식 홈페이지>

이미 재사용 로켓 '팰컨9'를 운용하는 스페이스X는 지난해 7월 '팰컨9' 로켓의 1단 재사용 100회를 돌파해 주목받았다. 스페이스X는 앞선 로켓 재활용 기술을 활용해 보다 크고 안전하며 빠른 우주 수송용 로켓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팰컨9'의 1단 회수 시스템은 현재 가장 진보한 로켓 재사용 기술로 꼽힌다. 2단 구조인 '팰컨9'는 예정 고도에 다다른 1단 추진체가 역추진을 활용해 해상의 선박에 내려앉는 방식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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