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추진 중인 레일 건(rail gun) 발사 시스템에 우주 마니아들의 관심이 쏠렸다. 중국은 고체 또는 액체 추진제(연료)의 이용을 최소화하고 전자기력을 이용해 발사체를 쏘는 레일 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중국항천과공집단(CASIC)이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언급한 레일 건은 1차 세계대전 당시 고안된 무기 시스템이다. 현재 레일 건이라고 하면 대부분 전자기력을 이용해 물체를 가속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CASIC에 따르면, 중국은 가까운 미래에 전자기를 활용해 탄환처럼 우주선 또는 로켓을 발사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우선 초음속 비행기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거대한 레일 건을 제작하고 테스트를 거쳐 발사 속도를 극초음속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은 마하 5의 속도로 추진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레일 건 발사 시스템을 개발한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pixabay>

우주선을 레일 건 등 별도의 추진제 없이 쏘아 올리는 아이디어는 제법 오래됐다. 현재 우주개발 주체들은 위성이나 우주선을 정해진 궤도에 올리게 위해 고체 또는 액체 연료를 채운 발사체를 운용한다. 로켓 엔진은 개발과 운용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비효율적이며, 일부 연료는 지구 대기를 오염시키는 등 문제점이 많아 레일 건 시스템이 주목받아왔다.

CASIC가 개발 중인 레일 건은 발사체를 마하 5까지 가속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공중으로 솟아오른 발사체는 상당한 가속도를 이용해 자체 로켓 엔진을 최소한 사용, 목표 궤도에 올라가는 방식이다.

CASIC는 현재 중국 산시성 북부 다퉁시에 총 길이 2㎞의 테스트용 레일 건을 건설하고 있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밀폐된 진공 터널과 같은 형태이며, 현시점에서 시속 1000㎞까지 가속할 수 있다. CASIC의 계산대로라면 승객을 태운 기체를 마하 1.6까지 가속하려면 레일 건의 총 길이는 최소 8㎞가 필요하다. 마하 5 이상을 내려면 시설의 규모는 한층 커질 전망이다.

NASA가 2010년 발표한 레일 건 발사 시스템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레일 건을 활용한 우주선 발사는 미 항공우주국(NASA)도 관심을 가졌다. NASA는 2010년 초대형 레일 건을 활용한 우주선 발사 시스템 개발을 발표했다. 다만 이 계획은 지지부진해 현재까지 결실을 맺지 못했다. 레일 건 로켓 발사 시스템은 획기적이지만 제어 시스템부터 동력 및 부품 조달까지 모든 면에서 도전의 연속이다.

CASIC 관계자는 "진공 터널 속의 수많은 전자석은 극저온에서 냉각해야 하고, 아마도 사상 최대의 진공 챔버가 되는 밀폐된 터널은 진공을 유지하기 위해 거대한 펌프가 필요하다"며 "진공 터널에서 초음속으로 우주선을 사출하기 위한 특별한 에어록 역시 고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해군이 보유한 제럴드 R.포드급 핵추진 항공모함은 전자기식 캐터펄트를 121MJ(메가줄)로 움직여 전투기를 시속 240㎞까지 순간 가속한다. 121MJ은 33.6kWh(킬로와트시)에 해당하며, 비슷한 무게의 발사체를 마하 5까지 가속하려면 중국의 레일 건은 5만MJ이라는 엄청난 동력이 필요하다.

최근 항공모함은 전자기식 캐터펄트를 사용해 전투기를 사출한다. <사진=pixabay>

CASIC 관계자는 "현재 우리가 목표로 하는 우주선의 중량은 항모에서 운용되는 전투기의 10배 이상"이라며 "이 경우 발사 전용 레일 건을 움직이려면, 매초 1GJ(기가줄)의 전력을 생산하는 원자력 발전소와 이를 응축해 필요할 때 방출하는 콘덴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상상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비용과 기술이 필요한 게 레일 건 발사 시스템이지만 일단 완성되면 우주개발의 양상이 바뀔 것"이라며 "레일 건은 기존 로켓 발사에 드는 비용을 ㎏ 당 60달러(약 8만원)까지 줄일 수 있는데, 이는 스페이스X의 ㎏ 당 3000달러(약 400만원)를 크게 웃도는 효율"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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