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희미해지는 토성 고리의 남은 수명을 차세대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측정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행성과학자 제임스 오도노휴는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토성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고리의 나이와 수명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통해 알아본다고 밝혔다.

제임스 오도노휴는 지난 2018년 11월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연구원 시절 논문을 내고 약 1억 년 뒤에는 토성의 고리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도노휴 연구원은 토성 고리가 얼음 비 형태로 토성 대기에 쏟아지고 있으며, 매일 내리는 비의 양은 줄잡아 국제 대회 규모의 수영장 하나 정도라고 본다. 

학자들이 추측하는 토성 고리의 소멸 양상. 구성 물질이 얼음 비 형태로 화성 대기에 쏟아지며 점차 얇아진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제임스 오도노휴 트위터>

토성의 고리가 얇아져 사라진다는 가설을 반박하는 학자는 많지 않다. 이미 NASA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Cassini)'는 2017년 마지막 근접 비행에서 토성과 고리 사이를 22차례 통과하며 구성 물질을 파악했다. 데이터 상으로 화성의 고리는 매초 최소 400㎏, 최대 2800㎏이나 되는 얼음 비를 토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도노휴 연구원은 "'카시니'의 관측대로라면 토성의 거대한 고리는 3억 년 뒤면 소멸하고 말 것"이라면서도 "강우량이 크게 변동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명은 알 수 없다. 빠르면 1억 년 안에 사라질 수도 있고 앞으로 10억 년 이상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토성 고리는 대부분 얼음으로 이뤄진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티끌 같은 것부터 수 m 정도의 덩어리까지 크고 작은 여러 입자로 구성되며, 원심력과 토성의 중력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고리 형태를 유지한다.

2017년 이뤄진 카시니 탐사선(사진 아래)의 마지막 토성 근접 비행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오도노휴 연구원은 "토성 고리의 구성은 주로 태양의 방사선에 의해 변화한다"며 "구성 물질들이 전하를 띠면 토성의 자력선을 따라 얼음 비가 내리고 이로 인해 고리의 두께가 점점 얇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요한 건 토성이 태양을 공전하면서 고리의 기울기가 매번 같지 않아 비의 양도 변한다는 사실이다. 토성 고리가 태양에 대해 수평이 되면 비는 적게 오고, 고리의 넓은 면이 태양을 향할 때는 그만큼 비가 늘어난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관측 활동에 나선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하와이 W.M.켁천문대의 켁I 망원경과 함께 향후 토성 대기의 수소 분자에서 분출하는 물질을 측정, 토성의 1년(지구의 7년)간 강우량을 조사한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상징하는 황금색 주경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Chris Gunn>

오도노휴 연구원은 "토성 고리에서 쏟아지는 비가 적을 때 분출물은 적어지고 비가 많아지면 늘어난다"며 "여기서 얼음 비의 양을 추정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토성 고리의 수명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자들은 이론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토성 고리는 태양계가 형성된 45억 년 전부터 계속 존재한 것으로 본다. 다만 '카시니'의 관측에서 토성 고리의 형성 시기가 1000만 년에서 1억 년 전으로 상당히 최근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떠올랐다.

오도노휴 연구원은 최신 기술로 완성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이런 모순을 바로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카시니'가 본 고리의 밝기는 학자들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밝았다"며 "1년도 지나지 않아 엄청난 성과를 낸 제임스웹이라면 우리가 몰랐던 토성 고리의 비밀을 상당 부분 밝혀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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