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생태계 정점에 군림하는 상어가 인간을 공격하는 횟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점차 감소세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 자연사 박물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2023년 전 세계에서 상어에 물린 사람은 91명으로 2022년 대비 다소 늘었으나 과거 평균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지난해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바다에서 수영이나 서핑을 즐겼지만 상어가 공격하는 횟수는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어에 물린 91명 중 10명이 치명상을 입고 생명을 잃었다. 상어가 집어삼킨 경우는 한 건도 없고 대부분 과다 출혈로 죽었다. 이는 상어가 사람을 먹잇감으로 노린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백상아리 등 대형 상어에 사람이 공격받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며, 사고 건수도 감소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박물관 관계자는 “2022년에 비해 사망자는 2배였지만 과거 수십 년간 상어 물림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응급치료가 빨라진 관계로 사망자 수는 뚜렷한 감소세”라고 전했다.

상어 물림 사고를 당한 69명은 별다른 이유가 없었고, 22명은 상어를 만지거나 먹이를 주려다 피해를 입었다. 이유 없는 상어 물림 69건 중 절반이 넘는 36건은 미국에서 발생, 전년도 41건보다 5건 줄었다. 36건 중 대략 4분의 1은 수영이나 서핑 마니아가 많이 찾는 플로리다에 집중됐다.

조사에 참가한 플로리다대학교 해양생태학자 조 미게스 교수는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찾았음에도 상어 물림 사고가 100건을 밑돈 것은 상어들이 인간을 의도적으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유력한 증거”라며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상어가 인간을 먹이로 생각했다면 매일 수천 건의 상어 공격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상어 물림 사고가 집중되는 플로리다는 서퍼들의 천국으로 유명하다. <사진=pixabay>

이어 “상어는 약 550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을 공격해 인명피해를 내는 것은 백상아리와 황소상어, 뱀상어 등 대형종 3종에 집중된다”며 “호주 남부 3명, 캘리포니아 1명 등 지난해 사망자 10명 중 4명이 백상아리에 희생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에는 전 세계의 백상아리 수가 점차 늘어나는 사실도 담겼다. 학자들은 백상아리의 주된 먹이인 물개가 사람들의 보호 활동 덕에 멸종 위기에서 벗어난 영향이라고 추측했다.

조 미게스 교수는 “상어에 물린 데이터를 수집하는 목적은 상어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고 해양 포식자들이 번성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인간보다 100배나 오래 지구에 서식한 상어들은 지난 반세기 세계적으로 70% 이상 급감했는데, 이는 주로 상어의 식량 공급원을 고갈시키는 어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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