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도덕적 판단을 바꾸는 데 술 한 잔이면 충분하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폴란드 실레지아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술 한 잔만 마셔도 사람의 도덕적 판단력이 흐려지고 그 기준마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알코올이 인간의 행동과 판단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기획했다. 18~52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 남녀 329명을 모집하고 돈을 얼마나 받으면 나쁜 짓을 하겠냐고 질문했다.

술 한 잔 만으로 인간의 도덕적 판단은 분명한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모든 질문은 친절과 공정, 충성심, 권위에 대한 순종, 인내 등 5개 범주로 나뉘었다. 질문은 각 범주를 고르게 포함하도록 "모르는 아이의 손바닥에 바늘을 꽂기" "부모의 면전에 대고 욕설을 퍼붓기" 등으로 구성됐다.

피실험자들은 술을 마시기 전보다 음주 뒤 나쁜 짓에 대한 질문에 한층 느슨해졌다. 정신이 멀쩡할 때는 나쁜 짓에 대한 자제심이 뚜렷했던 피실험자들은 술을 한 잔 마신 뒤부터 도덕적 판단력이 떨어졌다.

실험 관계자는 "알코올은 소량으로도 사람의 도적심을 쥐고 흔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술을 한 잔 마신 피실험자들은 알몸으로 돌아다니거나 무대에서 방뇨를 하는 등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부끄러운 행위에 대한 거부감이 약화됐다"고 전했다.

음주운전이 나쁜 짓임을 알면서도 핸들을 잡는 원인은 음주에 따른 도덕적 판단의 변화인지도 모른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술에 취하더라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도덕적 판단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지금까지의 술-심리 관련 연구 결과들을 뒤집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술이 사람의 인지나 감정에 변화를 주는 걸 알아낸 실험은 많지만 도덕적 판단에 관한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술이 사람의 도덕심 자체에 영향력을 미치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보다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