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하면 떠오르는 것이 크리스마스다. 매년 이맘때면 산타클로스의 유래로 알려진 성 니콜라스(성 니콜라오스)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생전 아낌없는 선행과 자선을 실천한 니콜라스는 4세기에 죽은 뒤 튀르키예에 잠들었는데, 11세기 무덤이 파괴되고 유골이 도굴된 탓에 그가 묻힌 장소는 학계의 오랜 수수께끼였다.
튀르키예 안탈리아 문화유산보호위원회가 오랜 발굴조사 끝에 성 니콜라스의 진짜 무덤을 발견한 것은 불과 40여 일 전이다. 위원회는 지난 10월 22일 성명을 내고 성 니콜라스가 자신을 기린 튀르키예의 작은 마을 뎀레의 성 니콜라스 교회에 매장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고고학자와 역사학자들은 지난 2017년 발견된 이 교회에 성 니콜라스가 묻힌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돼 왔다.
위원회에 따르면 성 니콜라스는 예수 그리스도를 그린 교회 내부 프레스코화 아래 바닥 밑에 잠들어 있다. 성 니콜라스가 매장된 정확한 위치를 알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학계는 물론 종교계까지 큰 관심을 보였다.
위원회는 성 니콜라스 교회가 지중해를 덮친 홍수로 침수된 뒤 보수됐다는 점을 토대로 바닥을 덧댄 흔적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조사 관계자는 “고대 도시 미라, 즉 현재의 뎀레에 자리한 성 니콜라스 교회는 서기 520년 건립됐다”며 “대홍수로 교회가 파괴되자 로마 제국은 인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공사에 나섰고, 그렇게 교회는 부서진 잔해 위에 다시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성 니콜라스의 석관을 왼손에 성경을 들고 오른손으로 축복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프레스코화를 힌트 삼아 발견했다. 성 니콜라스를 예수만큼 기렸던 튀르키예 사람들이 그의 영면을 위해 특별히 예수 그림으로 장식했다고 생각했다.
조사 관계자는 “예수의 프레스코화와 대리석 모자이크 타일로 덧댄 바닥이 성 니콜라스의 무덤 위치의 단서였다”며 “그림에는 ‘은혜로서’라는 뜻의 그리스어가 새겨졌는데, 이는 성 니콜라스가 생전 교회 안에서 예배를 드렸던 장소, 즉 그의 무덤의 정확한 위치라고 추측했다”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성 니콜라스 교회의 건축 양식이 예루살렘 성분묘 교회와 흡사하다는 사실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예수가 안장된 성분묘 교회는 성 니콜라스 교회처럼 상부 돔이 열린 미완성 형태다. 위원회는 교회 설계자들이 예수와 성 니콜라스를 연결하기 위해 같은 건축 양식을 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성 니콜라스는 크리스마스 시즌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산타클로스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다. 서기 270년 현재 튀르키예 남서부 지중해 항구도시의 부유한 그리스 가정에서 태어난 성 니콜라스는 지배자인 로마제국의 영향을 받아 가족과 더불어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살았다.
성인이 된 성 니콜라스는 영향력 있는 집안 출신임에도 겸손했다. 상속받은 재산을 개인적으로 쓰지 않고 병자와 불우한 사람들에게 베풀었다. 여러 자선활동을 했는데, 변장을 하고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을 특히 좋아했다. 산타클로스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 탄생했다.
성 니콜라스의 선행과 관련된 미담은 수없이 많다. 가난한 세 소녀가 결혼자금이 없어 유곽에 팔릴 위기에 처하자 몰래 결혼 지참금으로 황금을 전해준 일화가 유명하다. 젊어서 미라의 주교가 된 그는 관대함과 선행으로 많은 사람을 도왔다. 그가 서기 343년 세상을 떠나자 사람들은 그의 기일 전날 밤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을 만들었다. 이 날짜가 12월 25일로 정착된 것이 지금의 크리스마스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