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수의사가 몸에 구멍이 난 작은 청개구리를 수술해 살려냈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호주 퀸즐랜드 지부 야생동물병원에 근무하는 수의사 매건 배로는 몸길이가 2㎝도 안 되는 청개구리를 얼마 전 수술로 살려냈다.
이 청개구리는 코알라의 주식인 유칼립투스를 저장하는 RSPCA 시설 내에서 발견됐다. 움직이지 못하는 청개구리를 시설 간호사가 발견해 수의사들에게 보였다. 청개구리의 가슴 부근에 아주 작은 구멍이 나 있었고 응어리 같은 것이 밀려나온 상태였다.
수의사들은 청개구리를 구하기 위해 곧바로 봉합수술을 하려 했다. 다만 아몬드 한 개 크기도 안 되는 청개구리를 수술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결국 손끝이 가장 섬세한 매건 배로가 메스를 잡았다.
크고 작은 야생생물을 수도 없이 수술한 매건 배로 역시 아주 작은 청개구리는 처음이었다. 측정 결과 청개구리의 몸은 2㎝가 안 됐고 체중도 0.5g 미만이었다. 매건 배로는 “정말 작은 청개구리로, 제 손가락 끝마디에 딱 맞는 크기였다”며 “수술해본 동물 중 가장 작아 기구와 수술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청개구리 가슴 언저리의 응어리는 구멍이 나면서 빠져나온 폐와 창자였다. 매건 배로는 “흉부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폐와 창자가 돌출된 건 사람으로 치면 곧바로 응급수술이 필요한 중상”이라며 “치료할 곳은 특정했지만 개구리는 피부가 민감해 봉합이 잘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매건 배로는 우선 청개구리를 마취하고 충분한 진정 상태를 유지했다. 일반 동물용 마취제 농도를 1000분의 1로 희석해 투약한 뒤 가장 작고 얇은 바늘과 봉합사를 준비했다.
매건 배로는 “특히 어려웠던 것은 손떨림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었다”며 “작은 청개구리의 몸에 뚫린 더 작은 구멍을 봉합할 때는 아주 작은 손가락 움직임에도 신경을 썼다. 피부호흡을 하는 청개구리의 피부는 얇고 민감한 편이라 정말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녹는 타입의 봉합사를 이용해 수술을 마친 매건 배로는 청개구리가 다음 날 펄펄 뛸 정도로 건강을 되찾고 나서야 안도했다. 몸 전체의 색상도 갈색에서 건강한 녹색으로 돌아왔다. 청개구리는 작은 밀웜 먹이를 먹고 진통제와 항생제를 맞으며 순조롭게 회복해 일주일 만에 야생으로 돌아갔다.
세계 다양한 지역에 지부를 운영하는 RSPCA는 다양한 이유로 위기를 맞은 야생동물들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기관이다. 커다란 곰부터 악어, 뱀, 독수리는 물론 아주 작은 청개구리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매건 배로는 “그간 우리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많은 야생동물을 구해온 덕에 초록색 몸을 가진 귀여운 청개구리까지 살려낼 수 있었다”며 “함께 보낸 시간은 짧았지만 이번 경험이 야생동물을 사랑하는 또 다른 수의사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