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대체할 인류의 미래 거주지 중 하나인 화성. 오랜 세월 이곳에서 이뤄진 탐사 결과 얻은 귀중한 표본(샘플)들은 어떤 식으로 지구에 들어올까.
미 항공우주국(NASA)은 21일 공식 채널을 통해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공기나 암석 등 샘플을 담은 보관 용기 하나를 투하했다고 발표했다. NASA는 한 달 동안 화성 샘플 보관 용기 10개를 행성 표면에 배치할 예정이다. 최초로 투하된 용기에는 올해 1월 31일 채취한 화성 암석 코어 샘플이 담겼다.
NASA는 현재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화성에서 채취한 암석 조각 등을 지구로 갖고 오는 '화성 샘플 리턴(Mars Sampl Return)'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화성 표면에 안착한 탐사 로버가 직접 수집한 다양한 샘플을 학자들이 연구할 날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지구에 날아온 화성 운석 등을 통해 미지의 행성을 연구해 왔다. 지구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날아가 화성에 도달, 그곳의 샘플을 직접 인류가 접하는 것은 '화성 샘플 리턴' 계획이 최초다.
'화성 샘플 리턴' 계획은 ▲화성 샘플 채취 ▲샘플 회수 및 발사 ▲샘플의 지구 수송 등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의 경우 NASA의 화성 탐사 미션 'Mars 2020'의 일환으로 지난해 2월 제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한 퍼서비어런스가 주체다.
퍼서비어런스는 지난해 9월 6일 지구에서 분석할 화성 암석 샘플을 처음 채취했다. 이 기체에는 화성 샘플을 보관하기 위한 튜브 형태의 용기가 총 43개 탑재됐다. NASA는 이 중에서 30개가량을 밀봉할 예정이며, 지금까지 18개 보관 용기가 밀봉 완료됐다.
NASA는 "퍼서비어런스가 얻은 귀중한 화성 샘플은 NASA 착륙기 'SRL'이 주도하는 2단계 미션 '샘플 회수 및 발사'를 통해 회수된다"며 "소형 로켓 'MAV'를 사용해 화성의 주회 궤도로 발사한 샘플들은 화성 궤도상에 대기 중인 ESA의 'ERO'가 넘겨받아 지구로 운반(미션 3단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SRL'이란 '샘플 회수 착륙선(Sample Retrieval Lander), 'MAV'는 '화성 상승 기체(Mars Ascent Vehicle)'를 각각 의미한다. 'ERO'는 '지구 귀환 궤도선(Earth Return Orbiter)'의 약자다.
NASA와 ESA는 화성 샘플을 담은 보관 용기 회수 방법을 두 가지 계획했다. 하나는 퍼서비어런스가 직접 보관 용기를 운반해 'SRL'에 전달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예비용으로 화성 지표에 투하된 보관 용기를 로봇 팔이 달린 소형 헬리콥터로 주워 모으는 것이다.
ESA는 "퍼서비어런스를 통해 'SRL'로 보관 용기를 옮기는 것이 불가능할 것에 대비, 'SRL'에는 소형 헬리콥터가 탑재됐다"며 "헬리콥터를 쓰게 될 경우에 대비한 작전도 세워뒀다"고 전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화성에서 소형 헬리콥터를 통해 샘플을 회수하려면 바위 등 장애물이 적은 최소 직경 5.5m 이상의 평탄한 영역이 밀폐용기 1개마다 필요하다. 즉 용기 10개를 5~15m 간격을 두면서 점점이 투하하게 된다.
막 시작된 '화성 샘플 리턴' 미션에 따라 학자들이 화성 표본을 손에 넣는 때는 11년 뒤인 2033년이다. ESA가 운용하는 지구 귀환 탐사선 'ERO'는 2027년, 소형 로켓 'MAV'를 탑재한 NASA의 'SRL'은 2028년 각각 발사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