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화장이 보편화됐지만 여전히 매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인간의 시신이 땅에 묻히면 자연분해가 이뤄지는데 완전하게 흙으로 돌아가까지 걸리는 시간은 과연 얼마일까.

일반적으로 사망한 사람의 몸은 몇 분 만에 분해가 시작된다. 세포가 오그라들고 세균이 침입하면서 몸이 붕괴된다. 시신을 매장할 경우 주변의 온도나 토양의 산성도, 관의 소재에 따라 부패 시간이 달라진다.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 법의학자 다니엘 웨스콧은 다년간 시신의 부패에 관해 연구했다. 그에 따르면, 땅에 묻은 시신이 백골 상태가 되려면 5년, 관에 넣었다면 10년가량이 걸린다.

다니엘 교수는 "시신의 분해 원리는 단순하다.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의 흐름이 멈추면 세포는 죽고 자가분해가 시작된다"며 "시신을 직접 땅에 묻으면 곤충이나 기타 요인의 영향을 직접 받아 대개 5년 안에 백골만 남는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를 금기로 여기는 국가지만 사람의 생과 사, 그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 없다. <사진=pixabay>

자가분해 과정에서 세포는 효소를 방출한다. 시간이 더 지나면 세포 자체도 분해된다. 부패, 즉 미생물이나 진균, 기타 생물에 의한 유기물 분해는 사후 18시간 만에 피부색을 바꿔버린다. 복부 미생물이 급격히 증식해 가스가 발생하면서 몸이 팽창하며, 이 과정이 지나면 시신의 조직이 부드러워진다. 매장됐다면 이 시기에 곤충이나 미생물이 시신을 먹어치우고 뼈만 남기게 된다.

망자를 땅에 묻는 유족이나 지인이 이런 과정을 일일이 알거나 머릿속에 떠올릴 리는 만무하다. 다만 이런 과정을 알거나 이해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다니엘 교수는 "인간의 시신이 부패하는 과정에 관심을 갖거나 이해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죽어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며 자연의 이치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 태어나면 죽어 흙으로 돌아간다. <사진=pixabay>

유언 등에 따라 종종 시신을 방부 처리하기도 한다. 시신의 자연분해 과정에서 개입하는 미생물의 활동을 막기 위해 혈관의 혈액을 빼내고 방부액을 주입한다. 일부 종교는 이런 행위가 망자의 시신을 모독하는 것으로 간주해 엄금한다.

관 소재는 생각보다 시신의 부패 시간에 많은 영향을 준다. 또한 지진이나 홍수 등으로 관이 파손되거나 썩을 경우 시신의 부패가 빨라질 수 있다. 산성 토양에 관을 묻었다면 분해는 더욱 촉진된다.

지방이 많은 사람의 시신은 매장 후 처음에는 빨리 분해되지만 구더기는 지방보다 근육 조직을 선호하기 때문에 후반에는 분해 속도가 느려진다. 생전 화학요법을 받았거나 항생제를 장복했다면 시신 부패는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몸에 남은 성분이 일부 세균을 죽이거나 활동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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