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량이 떨어지는 항성은 주변에 먼지 원반을 가진 동반성을 가졌을 가능성은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원인으로 추측되는 새로운 식쌍성계가 최근 특정돼 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은 10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논문에서 염소자리 방향에 자리한 항성 ‘Gaia17bpp’의 독특한 감광 현상이 원반을 가진 동반성의 영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Gaia17bpp’는 유럽우주국(ESA)이 운용하는 우주 망원경 ‘가이아(Gaia)’ 관측을 통해 지난 2012년부터 7년간 밝기가 약 4.5등급 어두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원인 조사에 나선 학자들이 다각도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워싱턴대 연구팀은 이 항성이 과거에 어두워진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가이아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 분석 결과 식쌍성계로 추측된 'Gaia17bpp' <사진=워싱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가이아’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론한 결과, ‘Gaia17bpp’는 지금부터 과거 66년간 한차례도 감광 현상을 보인 적이 없다”며 “이 항성 주변의 별들 역시 어두워진 사례가 없었다”고 전했다.

항성 주변을 천천히 공전하는 동반성이 감광의 원인이라고 생각한 연구팀은 반경이 태양의 약 55배인 적색거성 ‘Gaia17bpp’ 주위를 1000년 가까운 주기로 공전하는 천체를 확인했다.

조사 관계자는 “동반성은 우주 먼지를 많이 포함한 큰 원반에 둘러싸여 지구에서 볼 때 원반이 ‘Gaia17bpp’를 숨겨버리는 ‘식(eclipse)’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우주 먼지의 규모에 따라 항성이 무려 7년에 걸쳐 어두워져 보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27년 주기로 주성 '알마즈'의 감광 현상이 이어지는 '엡실론' 다중성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우주 먼지로 구성되는 원반의 반경이 줄잡아 1천문단위(약 1억5000만㎞) 이상이라는 입장이다. 이 원반의 식 때문에 줄어든 ‘Gaia17bpp’ 광량 등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팀은 동반성이 백색왜성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원반을 가진 동반성이 주성을 가리는 현상은 ‘엡실론’이 유명하다. ‘엡실론’은 북반구 마차부자리 방향의 다중성계로, 황색초거성으로 추측되는 ‘알마즈(Almaaz)’가 주성이며 그 주변을 쌍성계가 돌고 있다. 이 쌍성계 역시 먼지 원반을 가진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한 ‘알마즈’의 감광은 27년 주기로 약 2년간 일어난다.

조사 관계자는 “‘Gaia17bpp’의 경우 다음 감광이 관측되는 것은 수백 년 앞으로 추정돼 지금 살아있는 사람이 이 항성의 광량 감소를 다시 볼 일은 없다”며 “동반성이 밝은 주성의 광량을 일정 기간 떨어뜨리는 식쌍성계의 연구는 변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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