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종인 마눌들고양이(Manul, Pallas’s cat)가 에베레스트산에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털이 유난히 부드럽고 일반 고양이와 생김새가 사뭇 다른 마눌들고양이는 두꺼운 피모 덕에 혹독한 추위에도 견디는 야생종이다.

지구촌 고양이 소식을 전하는 캣뉴스는 가장 최근 발간된 2022년 겨울호를 통해 개체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마눌들고양이의 흔적이 에베레스트산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고양이들은 해발 5000m 넘는 에베레스트 고지대에 서식하고 있다. 가장 높고 험난한 산으로 알려진 에베레스트에는 의외로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데, 마눌들고양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 고양이와 인상이 사뭇 다른 마눌들고양이 <사진=pixabay>

마눌들고양이는 이마가 넓고 양쪽 귀가 머리 뒤쪽에 자리해 일반 고양이와 인상이 다르다. '마눌'은 작은 삵이라는 몽골어다. 고양잇과 중에서도 마눌고양이속으로 분류되는 단일종으로, 체격은 일반 고양이와 비슷하며 체형은 다소 통통하다.

이 고양이가 특별한 것은 약 600만 년 전부터 존재가 확인된 점이다. 즉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양이로 일컬어지는 것이 마눌들고양이다. 티베트 승려들은 마눌들고양이의 표정이 득도한 것처럼 보여 예로부터 영물로 여겼다는 이야기도 있다.

에베레스트에서 마눌들고양이의 흔적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2019년이다. 원정을 왔던 탐험대가 네팔 북동부 및 사가르마타 국립공원 등 두 방면에서 들고양이의 분변을 채취했다. 이후 DNA 분석이 진행됐고, 최근에야 마눌들고양이의 배설물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에베레스트 5000m 넘는 지역에서 흔적이 발견된 마눌들고양이 <사진=pixabay>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5000m 넘는 혹한의 고산지대에 마눌들고양이가 사는 것이 놀랍다는 입장이다. DNA를 분석한 학자들은 에베레스트의 마눌들고양이들이 족제비 새끼나 토끼를 잡아먹고 살며, 서식 범위가 네팔 동부까지 확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에베레스트의 생물 다양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물들의 생태를 관찰할 카메라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면 마눌들고양이를 포함해 에베레스트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보호할 대책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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