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감자를 주원료로 하는 친환경 음료수 병이 유럽에서 개발됐다. 빈 병은 그대로 먹을 수 있고, 다른 식물 재배를 위한 퇴비로도 활용 가능하다.

스웨덴 디자인 업체 투모로우 머신(Tomorrow Machine)은 21일 공식 SNS를 통해 감자를 이용한 친환경 음료 용기 ‘곤 쉘(Gone Shells)’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용기는 감자 녹말이 주원료다. 산소에 반응하는 액체 및 오일을 혼합해 생분해성을 높였다. 음료를 담아 유통이 가능할 정도의 경도를 갖추기 위해 압출 및 열성형 과정에 많은 연구 시간이 소요됐다.

감자를 이용해 만든 '곤 쉘' 용기. 껍질처럼 벗겨 먹거나 물에 녹여 말끔하게 처리할 수 있다. <사진=투모로우 머신 공식 홈페이지>

원재료가 감자인 ‘곤 쉘’은 그대로 먹을 수 있는데, 특수한 디자인 덕에 감자나 오렌지 껍질처럼 빙글빙글 벗겨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정에서 퇴비로 쓸 수 있고, 수돗물에 넣으면 서서히 녹아 완전히 없어져 재활용도 필요없다.

‘곤 쉘’은 과일이나 채소의 껍질이 내용물을 충분히 보호한다는 사실에 착안한 아이디어 제품이다. 생분해성 포장 자체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곤 쉘’은 사용 후 용도가 다양하고 물에 녹는 속도가 빠르다.

투모로우 머신 관계자는 “플라스틱 페트병은 오랫동안 지구 환경을 괴롭혔지만,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플라스틱의 편의성을 대체할 제품도 딱히 없었다”며 “내용물을 오래 보관하는 수명이 긴 친환경 용기는 이미 개발됐지만, 물에 100% 녹는 ‘곤 쉘’은 재활용이 불필요하다는 점에서 진정한 친환경 용기”라고 강조했다.

'곤 쉘'은 생분해가 가능하지만 음료수 보관 시간이 아직 짧아 보완이 필요하다. <사진=투모로우 머신 공식 홈페이지>

‘곤 쉘’의 시제품은 음료 등 내용물을 플라스틱처럼 아주 오래 보관하지는 못한다. 다만 용기 자체의 재활용에 들어가는 인력과 화석 연료가 불필요하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 소재의 미래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재활용 용기들은 지구에 이로운 자원 순환 수단으로 여겨졌지만 재활용 작업이 필요한 점에서 완벽하게 지속 가능한 용기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업체는 향후 연구를 거듭해 ‘곤 쉘’이 음료수를 보호하고 유지하는 시간을 한층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머지않아 인류와 지구 환경에 해로운 플라스틱 음료수 병을 ‘곤 쉘’이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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