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에서 제작된 아름다운 펜던트 내부에서 사람의 뼛조각이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독일 마인츠 라이프니츠 고고학센터(LEIZA) 연구팀은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중세 쓰레기장에서 발견된 구리 펜던트 안에서 사람의 뼛조각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펜던트는 약 900년 전 제작됐다. 화려한 장식이 특징으로 비파괴검사의 일종인 중성자 단층촬영을 이용, 내용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뼛조각이 든 사실을 알아냈다.

펜던트는 지난 2008년 마인츠에 위치한 중세 유럽 유적지에서 발견됐다. 옛사람들이 쓰레기를 갖다 처리하던 구덩이에서 발굴된 이 펜던트는 사람 손바닥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제법 큼직하다.

특수 연마기 등 정밀기기로 500시간 이상 가공해 제모습을 복원한 펜던트 <사진=LEIZ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아름다운 펜던트의 용도를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조사를 실시했다. 다이아몬드를 부착한 정밀 연마기를 사용해 500시간이나 들여 두꺼운 부식층을 제거, 이 유물이 네잎클로버 또는 십자의 구리 펜던트임을 밝혀냈다. 펜던트 겉면에서 금을 입힌 예수와 마리아, 성인들의 에나멜 초상화도 드러났다.

조사 관계자는 “쓰레기 처리장이 17세기 초 바로크 시대 궁전 안뜰에 자리했다는 점에서 이 펜던트는 귀족이 착용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부식 상태로 미뤄 펜던트의 정확한 제작 시기는 14세기, 어쩌면 12세기 이전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2세기 유럽의 펜던트는 교회의 성스러운 유물, 즉 성인의 뼈나 이름을 적은 양피지 조각을 담는 귀중한 용기로 활용됐다”며 “X선 촬영에서는 펜던트 속에서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성자 단층촬영 결과 뼛조각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2008년 발견 당시의 펜던트(왼쪽). 오랜 세월 부식되면서 표면이 크게 부풀어 올랐다. 오른쪽은 X레이 촬영 사진으로, 이때까지는 뼛조각이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LEIZA 공식 홈페이지>

뼛조각은 펜던트 내부에 자리한 작은 비단 주머니 5개에 들어있었다. 연구팀은 펜던트가 성인의 유물을 담은 보물로, 이를 착용하는 자를 보호하는 일종의 부적 역할을 했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중성자 단층촬영은 X레이 같은 고에너지 검사법과 달리 전하가 없고 금속 등 물질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며 “이를 더 활용하면 뼛조각의 주인이 누구인지까지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한 연구팀은 디자인으로 미뤄 이 펜던트가 마인츠 북쪽으로 약 280㎞ 떨어진 하노버 인근 중세 공방에서 만든 것으로 짐작했다. 이미 비슷한 형태의 유물이 같은 곳에서 제작된 것이 확인된 만큼, 그 연관성을 알아내면 뼛조각의 주인과 펜던트의 용도가 밝혀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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