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 건물이나 공공기관 화장실에서도 비데를 흔히 볼 수 있다. 비데는 배변 후 항문이나 여성의 주요 부위를 씻어내기 위해 변기에 부착된 일종의 샤워 기능이다. 집에서는 물론 밖에서 비데를 써도 아무 문제 없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 공중화장실 비데를 남들과 돌려쓰다 감염병에 걸린다는 의견도 있다. 의학적으로 과연 어느 쪽 말이 맞을까.

일본 토호대학교 산부인과병원은 18일 공식 홈페이지 공지를 올리고 공중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비데를 쓸 때 주의할 점과 공용 비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소개했다. 일찍이 수세식 변기 등 화장실 설비가 발달한 일본은 비데를 비교적 이른 시기 도입한 국가다.

우선 연구팀은 공중화장실의 비데 사용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에 나섰다. 이달 8~9일 전국 10~60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집 밖 화장실에서 비데를 사용하는지, 비데를 이용할 때의 습관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설문 참가자 중 33.1%는 외부 비데를 항상 쓴다고 답했다. 가끔 이용한다는 응답(20.6%)을 더하면 집 외부의 화장실 비데를 사용하는 사람은 50%가 넘었다. 공중 화장실 비데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33.5%였다. 개인적이고 깨끗한 것을 중시한다고 알려진 일본인들이 집 밖 화장실 비데를 적극 활용하는 사실은 다소 의외다.

요즘은 공중화장실 변기에도 비데가 설치되는 추세다. <사진=pixabay>

사람들과 비데를 공유하는 사람들은 주로 배변 후 불쾌감을 이유로 들었다. “화장지만으로 배설물을 모두 닦아낼 수 없다” “장시간 밖에서 일할 때 배설물 찌꺼기가 남은 느낌이 싫다” 등 항문 위생을 강조했다. 치질이 있어 마사지 대용으로 비데를 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산후 괄약근이 약해져 비데를 활용하는 여성도 있었다.

자택 이외의 화장실에서 비데를 쓰는 사람들 일부는 일정 조건을 달기도 했다. “평소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공중화장실에서만 비데를 쓴다” “호텔이나 여관 등 위생상태가 보증되는 시설에서만 비데를 안심하고 사용한다” 등이었다. 호텔 청소상태가 엉망이라는 일부 보도 이후에는 집에서만 비데를 쓴다는 사람도 있었다.

공중화장실 비데를 절대 쓰지 않는 사람들은 위생 문제를 언급했다. “노즐이 더러워서” “누가 사용했지 몰라서” “찝찝해서” 등 타인과 비데를 공유하는 데 대해 대체로 거부감을 드러냈다. “아직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지 않아 조심스럽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토호대학교 산부인과 연구팀은 공중화장실 비데를 쓰면 각종 감염병에 걸릴 위험은 낮다고 봤다. 변기 온수세척 기능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의사들은 비데로 인해 감염병 등에 걸릴 위험은 낮지만, 손 세척 등 위생 수칙은 철저히 지키라고 조언했다. <사진=pixabay>

연구팀 관계자는 “비데를 통한 코로나 감염을 우려하기보다는 감염자가 만진 화장실 문고리나 변기 뚜껑에 접촉한 뒤 손 소독이 더 중요하다”며 “다만 겨울에 기승을 부리는 노로바이러스라면 비데로 튄 물에 바이러스가 섞여 변기 여기저기 들러붙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공중화장실 변기 노즐에서 나오는 물 자체로 감염병에 걸릴 위험은 적지만, 소지한 물티슈 등으로 변기는 꼼꼼하게 닦은 뒤 앉는 것이 좋다”며 “가끔 지하철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그냥 나가는 사람이 있는데, 본인은 물론 타인의 건강을 위해 손을 제발 깨끗하게 씻어달라”고 당부했다.

비데 기능을 항문 스트레스 해소에 쓰는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항문 마사지를 위해 비데 기능을 쓸 경우 수압을 올리는 경향이 있는데, 항문이나 여성의 민감한 부위에 센 물줄기가 오래 닿으면 상처나 염증이 생길 수 있고 방광염, 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신했거나 막 출산한 경우 역시 수압을 되도록 약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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