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오랫동안 머물면 뇌실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며, 회복에는 최소 3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은 8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장기 미션 시 우주비행사의 뇌실이 커지며, 이를 복원하기 위해 최소 3년은 간격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런 사실을 토대로 향후 우주 미션을 설계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우주비행사 총 30명을 대상으로 우주에 장기 체류할 때 신체에 나타나는 변화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연구대로 우주인의 뇌실이 대체로 커진 것을 확인했다.
뇌실은 뇌 안의 빈 공간들을 가리키며 1~4뇌실까지 총 4개가 존재한다. 이 공간은 뇌척수액이 순환하며 채우고 있다. 뇌실은 사람의 뇌를 보호하고 영양분을 공급하며 폐기물을 제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자들은 이 뇌실이 미세중력에 오래 노출되면 비대해지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미세중력 하에서 뇌실이 커진 과정을 추적했다. 조사 관계자는 "미 항공우주국(NASA) 등 다양한 기관의 우주인들이 두 번 이상 우주를 여행하고 있다"며 "미세중력에 의한 뇌실 확대는 우주 체류 기간에 비례하며, 6개월 이상 우주에 머물렀다면 뇌실을 회복하는데 3년이 걸린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뇌실 확대는 우주비행이 뇌에 미치는 영향 중에서도 가장 장기적인 것으로 생각된다"며 "정확한 원인은 무중력 상태에 있으며 체액이 위쪽으로 이동해 두개골 속에서 뇌를 밀어올리면서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뇌실이 미세중력의 영향을 받는 시간을 최소 2주로 봤다. 즉 2주 안에 이뤄지는 단기 우주여행 등은 참가자의 뇌실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우주 체류 기간이 6개월을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뇌실이 더 이상은 확대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지표가 향후 우주개발 미션이나 여행에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사 관계자는 "화성 비행은 통상 800~1000일이 걸리지만 이론상 뇌에 미치는 영향은 6개월간 우주에서 보내는 것과 다르지 않은 셈"이라며 "다만 지금까지 우주비행사가 1년 이상 체류한 적이 없이 이에 관한 데이터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미션과 미션 사이가 3년 이하였던 우주인 7명은 뇌실 크기는 정상 범위로 회복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뇌실의 완전한 회복에는 최소 3년이 필요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NASA 우주인들의 우주 체류 시간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300일 이상 우주에서 지낸 NASA 우주인이 3명 더 나왔다"며 "갈수록 미션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먼 천체에 도달할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공 중력을 갖춘 우주선 개발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