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이 1960년대부터 운용한 구식 로켓의 2단 추진체가 지구에 추락했다.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천문학자 조나단 맥도웰은 21일 SNS를 통해 구소련 우주선 '보스토크 2M'호의 2단 잔해가 지구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해당 로켓은 지난 1980년 정찰위성 발사에 사용된 뒤 지구 주회 궤도에 방치됐다. 이는 당시만 해도 당연시되던 조치였다. '보스토크 2M' 로켓은 구소련이 1964년부터 1991년까지 운용한 기체로, 총 93기가 발사됐다.

이번에 떨어진 로켓은 지난 20일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불길에 휩싸였다. 소멸되지 않은 일부 잔해가 지상에 낙하하는 방식으로 무려 43년 만에 지구로 귀환했다.

보스토크 2M 로켓 추락에 대해 설명한 조나단 맥도웰의 트윗 <사진=조나단 맥도웰 트위터>

조나단 맥도웰에 따르면, 이 로켓은 1980년대 중반부터 기능이 완전히 정지됐기 때문에 대기권에 재진입할 방도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기와 마찰로 궤도가 점차 작아져 결국 지구로 돌아왔다.

'보스토크 2M' 로켓 2단이 대기권에 재돌입한 상황은 미국 우주 연구개발 단체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도 파악했다. 이들은 '보스토크 2M' 로켓 2단의 대기권 재돌입을 러시아 북서부 노바야제믈랴 열도 상공에서 확인했다.

학자들은 1960~1990년대 제작된 로켓들이 오늘날 기체보다 크기는 작지만 '보스토크 2M'의 사례처럼 지구 주회 궤도를 돌다 낙하하는 경우가 잦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1960년대 개발된 구소련 로켓 '보스토크 2M'. 원래 중량은 약 3.8t이며, 이번에 떨어진 것은 1.4t 짜리 2단이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조나단 맥도웰은 "'보스토크 2M' 같은 구형 기체는 최근 통제 불능 상태로 떨어져 지탄을 받은 20t 짜리 중국 '창정'에 비하면 덜 위협적"이라면서도 "요즘 로켓과 달리 지구 대기권 재진입 제어 체계를 갖추지 않아 자칫 사람이 사는 곳에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인류는 로켓을 쏠 때 아주 신중해야 한다"며 "케슬러 신드롬(인공위성 등 우주 쓰레기에 피격된 위성 파편이 다른 위성을 위협하는 악순환)은 우주개발 관계자들이 언제나 마음에 새겨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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