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류구(Ryugu)'의 샘플에서 유기분자가 무려 2만 종 확인됐다. 이 중에는 지구 생명체가 우주에서 유래했다는 학설에 힘을 실어줄 것들도 포함돼 학계 시선이 집중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4일 공식 채널을 통해 '류구' 소행성 샘플 분석 과정에서 유기분자 약 2만 종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국제 과학지 '사이언스'에도 동시에 소개됐다.

'류구'의 샘플은 JAXA가 운용하는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채취했다. JAXA는 여기서 확인된 유기분자들로 미뤄 지구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질이 우주에서 날아왔다는 가설이 보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샘플 채취 후 '류구' 표면을 떠나는 하야부사 2호의 상상도 <사진=JAXA 공식 홈페이지>

JAXA는 "이번에 발견된 유기분자는 탄소를 기반으로 수소와 질소, 산소, 황 등이 다양하게 조합된 형태"라며 "생명체에 필수적인 아미노산 외에 카복실산과 탄화수소 등도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기화합물의 하나인 카복실산은 알코올 산화 과정 등을 통해 만들어지며, 생명체 활동의 핵으로 여겨진다. 아미노산의 경우 왼손형(L형) 및 오른손형(D형)으로 구분되는데, 지구 생명체를 구성하는 것은 왼손형이다. 

JAXA는 "'류구' 샘플에서 검출된 아미노산은 왼손형과 오른손형의 비율이 대부분 일대일"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류구' 샘플의 아미노산이 지구가 아닌 우주 공간에서 합성됐음을 추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 지구로 귀환한 하야부사 2호가 류구에서 채취한 샘플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샘플 분석 과정에서 복수의 탄소 등이 무질서하게 결합된 고분자 구조도 확인됐다"며 "가장 오래된 태양계 물질인 탄소질 운석이 포함한 유기물 구조와 매우 유사하며, 이는 탄소질 운석의 근원이 '류구' 같은 탄소질 소행성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류구'는 1999년 관측된 이래 JAXA의 하야부사 2호가 집중 탐사해 왔다. 2014년 발사된 하야부사 2호는 2018년 류구 궤도에 진입했고 소행성에 소형 로버 '미네르바'를 착륙시켜 물이 포함된 광석을 다량 발견했다.

이후 JAXA는 폭발물을 이용, 류구 표면에 인공 크레이터를 만든 뒤 광물 채취에 성공했다. 샘플은 2020년 12월 초 캡슐에 담긴 채 지구로 돌아왔다. 현재 이 샘플은 미 항공우주국(NASA) 등 일본 외 국가에서도 분석 중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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