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지표면에 늘어선 동그란 모래언덕에 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오븐에 들어간 쿠키처럼 보이는 이 언덕은 화성에서는 보기 드문 원형 사구군이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가 17일 선을 보인 화성 원형 사구군 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정찰 위성(Mars Reconnaissance Orbiter, MRO)이 화성 지표 300㎞ 상공에서 촬영했다. 동체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 하이라이즈(HiRISE)가 잡아낸 사진들은 애리조나대학교를 비롯해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학자들의 공동 분석했다.

이미지는 마치 입을 떡 벌린 듯 움푹 파인 검은 원들로 대번에 눈길을 끈다. 다만 이는 구멍이 아니며, 자세히 보면 봉긋하게 솟아오른 모래언덕임을 알 수 있다.

MRO가 지난해 말 촬영한 화성 사구군. 이 정도로 둥근 사구는 화성에서 아주 드물다. <사진=애리조나대학교·칼텍·NASA·NASA JPL 공식 홈페이지>

애리조나대학교 천문학 연구팀은 "화성에는 다양한 크기와 형상의 모래언덕이 존재한다"면서도 "지금까지 이렇게 동그란 형태는 거의 포착된 적이 없다"고 전했다.

SF 영화 마니아들을 흥분하게 만든 이 원형 사구군들은 지난해 11월 22일 MRO가 찍었다. 정확한 위치는 화성 위도 42.505, 경도 67.076 지점이다.

연구팀은 "사구들은 약간 남북 방향으로 늘어진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가파른 쪽은 남향으로 파악됐다"며 "이 희귀한 모래언덕들은 화성 표면에 부는 바람이 남쪽으로 향하면서 높낮이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의 둥근 사구의 분포를 알 수 있는 사진. 바람의 영향으로 1년에 약 1m를 극지방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애리조나대학교·칼텍·NASA·NASA JPL 공식 홈페이지>

이어 "사진은 화성의 겨울이 끝나가면서 표면을 뒤덮은 서리가 어떤 형태로 사라지는지 알아보기 아주 좋은 자료"라며 "픽셀 당 약 25㎝의 초고해상도로 촬영된 만큼 다른 정보도 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RO는 2006년 화성에 도착한 이래 행성 궤도를 돌면서 다양한 관측을 실시했다. 지구의 687일에 해당하는 화성의 1년을 기준으로 행성의 대기와 지표면 변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MRO는 탐사선의 발전 및 활동에 엄청난 지장을 초래하는 화성의 대규모 모래폭풍을 비롯해 모래의 이동 방향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 촬영된 사구군 역시 지속적인 화성 표면의 바람 때문에 한곳에 있지 않고 미세하게 이동 중이다.

2006년 화성 관측을 시작해 17년 넘게 활약 중인 MRO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지금까지 사구군 사진을 관찰한 바로는 1년에 1m가량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화성 표면의 다양한 모래언덕은 이 천체의 기후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0년 화성 북부 저지대의 '리오 크레이터(Lyot Crater)' 관측에서 MRO는 지름 236㎞의 복잡한 분화구 지형을 바람이 어떻게 통과하는지 알아냈다. 리오 크레이터는 백사장에 펼쳐진 거대한 푸른 불가사리처럼 신비로운 형상으로 유명하다.

NASA 관계자는 "MRO의 화성 탐사 미션은 이미 2010년 12월 21일 종료됐다"며 "이 기특한 위성은 여전히 많은 사진을 보내오고 있으며, 학자들에게 화성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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