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 않은 미래 여객과 화물을 실어 나를 것으로 기대되는 드론 택시.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는 드론 택시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프로펠러가 내는 심한 소음이다.

이런 점에서 주목받는 것이 저소음 프로펠러 ‘Looprop for SOTEN’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드론 제작사 ACSL이 공동 개발한 이 저소음 드론은 대형 프로펠러를 많게는 6개 이상 장착하는 드론 택시의 소음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여겨진다.

‘Looprop for SOTEN’은 JAXA가 연구 중인 저소음 프로펠러 ‘Loop’를 ACSL의 드론 ‘SOTEN’에 부착한 결과물이다. 양사는 프로펠러와 드론 구조를 조금씩 바꿔가며 소음의 양을 측정, 최근 프로토 타입을 내놨다. 이달 16일에는 도쿄 시부야에서 공개 테스트도 무사히 마쳤다.

JAXA가 특허를 갖고 있는 저소음 루프형 프로펠러. 일본 ACSL의 드론 SOTEN과 결합한 시제품 실험에서 유의미한 소음 감소 효과를 발휘했다. <사진=JAXA 공식 홈페이지>

‘Looprop for SOTEN’의 프로펠러는 8자가 옆으로 누운 고리(loop) 형태다. 현수선 원리를 일부 차용한 설계로, 일반 프로펠러와 비교해 비행 및 제어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음은 줄인다는 게 양사 설명이다. 

ACSL 관계자는 “현수선 이론의 좋은 예는 줄넘기다. 줄넘기 줄은 휘두르면 단단한 고리처럼 보이지만 땅에 부딪히자마자 원래의 직선 형태로 돌아가고 회전하면 다시 고리 모양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리 모양의 프로펠러는 비행 시 소음이 기존 드론의 프로펠러보다 최대 2.3dBA 덜했다”며 “음압 에너지로 환산할 경우 소음이 무려 41% 줄어든 수준으로, 별도의 주파수 분석에서도 확실한 소음 감소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JAXA의 루프형 프로펠러 4개를 장착한 SOTEN 드론 <사진=ACSL 공식 홈페이지>

공동 실험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낸 JAXA와 ACSL은 각자의 저소음 프로펠러 기술 및 드론 제어 기술을 결합, 드론 택시로 활용 가능한 대형 전동 수직이착륙기(eVTOL)를 개발할 계획이다.

JAXA 관계자는 “현재 각국에서 드론 택시 등 eVTOL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거주지 근교에서 사용하려면 안전성 확보와 함께 저소음 실현이 필수”라고 전제했다. 이어 “차량 소음이 60dB인데 비해 드론은 무려 80~100dB”라며 “가까운 미래 사람들의 교통수단이 될 드론 택시의 소음은 20dB 정도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드론 택시의 성능과 중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프로펠러의 소음만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다만 수십 년 전 개발된 제트기의 소음이 현재 수준까지 줄어든 점을 보면, 드론 프로펠러의 저소음화 역시 언젠가는 실현될 수 있다는 게 학자들 생각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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