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자 우주정거장을 완성하며 기세를 올린 중국이 2028년 달 기지 건설을 공식화했다. 이미 2020년 달 탐사선 '창어 5호'를 통해 달 레골리스(토양) 샘플을 손에 넣은 중국은 그간의 연구를 통해 달 콘크리트 제작 기법을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화중과기대학교(HUST)는 1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월면기지를 조성할 로봇을 조만간 달에 발사한다고 발표했다. HUST는 최근 100명 넘는 과학자를 모은 자리에서 달에 우주개발 인프라를 조성하는 방법을 논의한 바 있다.

HUST가 추진하는 달 기지 건설은 중국 국가항천국(CNSA) 등 정부 기관이 참여하는 중대 사업이다. 그 핵심인 로봇의 이름은 '슈퍼메이슨(Super Masons)'으로 정해졌다. 로봇은 중국 독자 기술로 제작되며, 달의 토양과 먼지를 이용해 건축물을 만든다.

HUST의 월면기지 조성 발표를 전후해 웨이보에 확산된 슈퍼 메이슨의 상상도. 공식 사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웨이보·트위터>

HUST 관계자는 "중국은 늦어도 10년 안에 월면기지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2028년 달 표면에서 벽돌을 찍어내 기지를 건설할 슈퍼메이슨이 로켓을 타고 발사된다"고 전했다.

달의 토양과 먼지를 이용해 벽돌 등 건자재를 만드는 연구는 중국은 물론 각국에서 활발하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는 지난 3월 감자 전분과 소금, 달 표면 부스러기를 결합한 '스타크리트(StarCrete)'를 공개했다. 일본 도쿄대학교는 2021년 채소나 과일을 이용해 엄청난 강도를 지닌 다용도 건자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학자들이 달 표면에서 건자재 원료를 조달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구에서 건자재를 만들어 달로 옮기려면 거대한 로켓이 필요하고 발사에 드는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대상이 달이 아닌 화성이나 그보다 먼 천체라면 더욱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슈퍼 메이슨'에 의해 조성될 중국의 월면기지. 기본적으로 2층 구조다. <사진=HUST 공식 홈페이지>

슈퍼메이슨은 달을 뒤덮은 토양의 부스러기를 원료로 벽돌을 만드는 로봇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월면기지를 건축하는 기능도 갖추게 된다. 지구에도 벽돌을 찍어내는 로봇이 있지만, 슈퍼메이슨은 설계부터 다르다. 달의 토양은 조성이나 성질이 지구와 딴판이기 때문이다. 

달의 레골리스는 철이나 티타늄 등 금속을 많이 함유해 녹이면 액체 유리와 비슷한 물질이 된다. 건자재를 만들기 적합하지만 부스러기는 거친 입자와 비슷하고 쉽게 날아오르며 전기와 반응하면 즉시 물체에 들러붙는다. 이 부스러기는 기기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슈퍼메이슨은 이런 특징을 고려해 제작된다.

슈퍼메이슨은 HUST를 비롯해 중국과학원과 베이징항공항천대학이 공동 개발한다. 레골리스를 자율적으로 채취해 가열하고 녹여 3D 프린터처럼 벽돌을 뽑는다. 이를 쌓아 건축물을 직접 만들도록 설계된다. 슈퍼메이슨 여러 대의 협업도 가능하다.

올림푸스 프로젝트에 따른 월면 기지 조성 상상도 <사진=아이콘 공식 홈페이지> 

HUST 관계자는 "달 표면 시설은 장기적인 달 탐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SF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던 월면기지는 우주개발이 활발한 근미래에는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주도로 우주개발을 추진해온 중국은 이미 오래전 인공위성을 자체 개발해 쏘아 올렸고 '창정' 등 로켓과 '선저우' 등 유인 우주선, 달 및 화성 탐사선을 운용하고 있다. 2025년에는 지난해 NASA의 '다트(DART)' 미션과 같이 물리적으로 소행성을 타격, 궤도를 바꾸는 실험에 나선다. 최근에는 민간 우주개발 업체들도 괄목할 성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월면기지 건설을 추진하면서 미국과 일본, 유럽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NASA는 민간 업체와 협력해 2026년까지 3D 프린터로 달 기지를 건설하는 '올림푸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유럽우주국(ESA)도 비슷한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본은 민간기업 주도의 달 탐사를 현재 진행 중인 만큼 달 선점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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