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개월 만에 플라스틱을 모두 분해하는 곰팡이와 균류 등 미생물이 발견돼 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호주 시드니대학교는 23일 일반에 공개한 논문에서 폴리프로필렌을 약 140일 만에 분해하는 미생물을 토양 연구 과정에서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확인된 미생물은 누룩곰팡이의 일종인 아스페르길루스 테레우스(Aspergillus terreus)와 균류의 하나인 엔지오돈티움 알붐(Engyodontium album)이다. 실험에서 이들 미생물은 약 90일 만에 폴리프로필렌 샘플의 25~27%, 140일 만에 100% 먹어치우는 것으로 확인됐다.

폴리프로필렌은 내열성과 가공성, 내약품성이 뛰어나 요즘 인기인 편의점 도시락 용기나 페트병 뚜껑, 가전용품 부품, 의료기기, 섬유와 지폐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다만 수백 년간 분해되지 않아 제대로 수거해 재활용하지 않으면 그대로 환경을 오염시킨다.

폴리프로필렌 샘플을 140일 만에 완전하게 분해하는 효소 아스페르길루스 테레우스 <사진=시드니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관련 문헌을 조사한 단계지만, 현재 확인된 바로는 이 두 미생물이 폴리프로필렌을 분해한 속도는 역대 가장 빠르다"며 "이 미생물을 활용한 생물학적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방법은 산업체 도입 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규모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미생물 두 종류를 한꺼번에 동원하면 폴리프로필렌 알갱이와 필름을 보다 효과적으로 분해한다. 심지어 알루미늄으로 코팅한 폴리프로필렌 시트까지 두 미생물은 어렵잖게 분해할 수 있다.

이들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자세한 구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플라스틱을 단순한 분자로 열화해 흡수하거나 배설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또한 자외선이나 열, 약품 등으로 폴리프로필렌을 적당히 처리해 주면 미생물이 먹어치우는 속도가 향상될 것으로 봤다.

아스페르길루스 테레우스와 더불어 플라스틱 생분해 능력이 확인된 균류 엔지오돈티움 알붐 <사진=시드니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세계 각국의 학자들은 플라스틱을 보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분해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AI)을 동원해 강력한 플라스틱 분해 효소를 특정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플라스틱은 탄소를 중심으로 원자가 사슬처럼 연결된 고분자 물질이다. 다양한 용품으로 가공되는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지만, 자연 분해가 어려워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되는 실정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플라스틱의 올바른 자원 순환을 실현하는 기술은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생물학적으로 플라스틱을 생분해하는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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