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주입 로봇을 통해 수정된 아기가 무사히 탄생하면서 로봇을 활용한 시험관 수정(IVF)에 관심이 집중됐다. 난임이나 불임은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병이지만, 검사부터 치료, 수정까지 너무 많은 돈이 든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스페인 생식 로봇 업체 오버추어 라이프(Overture Life)는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자사가 개발한 체외수정 로봇에 의해 지난해 봄 미국 뉴욕 병원에서 태어난 여아 두 명이 건강하게 성장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업체는 약 1년간 두 아이를 추적 조사해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살폈다. 로봇을 이용한 체외수정이 사람의 손을 거치는 기존 방법보다 우수하고 안전하다고 결론 내린 이 회사는 역사적인 성과를 최근 학계에도 보고했다.

오버추어 라이프는 인간의 손으로 이뤄지는 체외수정의 성공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점에서 이미 오래전 로봇을 떠올렸다. 활용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로봇을 체외수정에 이용하면 정밀한 수정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뭣보다 고가의 난임 치료비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생각했다.

난임 여성의 체내에 정자를 주입하는 오버추어 라이프의 로봇 시스템 <사진=오버추어 라이프 공식 홈페이지>

이 로봇 시스템은 현재 100% 자동은 아니다. 전문의가 카메라로 확인하면서 바늘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하면 나머지는 로봇이 자동으로 샬레에 놓인 난자에 바늘을 찔러 정자를 주입한다.

회사 관계자는 "로봇은 사람보다 훨씬 정밀한 작업이 가능해 일단 좌표를 찍으면 오차 없는 수정이 가능하다"며 "체외수정의 성공률을 높이면 환자의 신체에 부담이 덜하고, 난임 부부들의 큰 고민거리인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계에 따르면 난임 환자는 점차 늘어나는데 비용은 아주 비싸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기혼 인구의 10~15%가 난임이며, 난임 환자 수는 매년 5%씩 증가세다.

시험관 수정으로 대표되는 체외수정을 주도하는 배아 배양 전문가는 미국의 경우 연수입 12만5000달러(약 1억7000만원) 이상을 번다. 병원 불임 및 난임치료는 1회에 평균 2만 달러(약 2700만원)가 든다. 미국 병원들은 난임치료 의료보험을 적용하지 않아 난임 환자의 평균 지출은 8만3000달러(약 1억1100만원)나 된다.

난임이나 불임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가 고액 의료비다. <사진=pixabay>

오버추어 라이프가 개발한 로봇은 어떤 의사라도 손쉽게 체외수정을 하도록 지원한다. 덕분에 난임 및 불임과 관련된 의료비가 기존보다 훨씬 저렴해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회사는 향후 체외수정 과정을 아예 자동화하기 위한 전용 바이오 칩 특허출원도 마쳤다.

회사 관계자는 "바이오 칩은 정자가 헤엄치기 위한 공간과 성장액 등이 세트로 구성된다"며 "정자와 난자를 주입하면 5일 뒤에 수정란이 나오는 마법 상자와 같다"고 전했다. 특히 "바이오 칩이 개발되면 체외수정 자동화가 빨라지게 되고, 우리 목표대로 난임 치료비가 기존 대비 약 3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약 50만 명의 아기가 체외수정으로 탄생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오버추어 라이프나 컨시버블(Conceivable), 오토(Auto)IVF 등 인공수정 전문 서비스 기업 10개가 경쟁하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는 250억 달러(약 33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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