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핵 구조와 구성 물질이 지구와 흡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달은 인류에 아주 익숙하지만 핵의 성분 등 풀지 못한 수수께끼가 적지 않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팀은 3일 공식 채널을 통해 달의 내핵은 밀도가 철에 가까운 고체라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달의 핵과 진화에 대해 알려주는 이번 성과가 태양계 역사의 비밀을 풀 중요한 힌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천체의 핵 구조와 성분을 확인할 때 흔히 동원되는 지진파 외의 방법을 모색했다. 지진파는 천체 내부 구성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를 분석하면 핵의 형태를 대략 알 수 있다. 지진 데이터를 통해 화성의 핵이 액체로 밝혀진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달은 아주 친숙한 천체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풀지 못한 비밀이 많다. <사진=pixabay>

다만 달은 지진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 지금까지 축적된 달의 지진 데이터는 약 반세기 전 수집된 '아폴로 계획' 당시의 것들이 대부분이다. 50~60년 전과 비교해 지진 관측법이 상당히 발달한 터라 정보의 신빙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조사 관계자는 "'아폴로 계획'의 지진 데이터로는 달의 핵 구조나 구성 물질을 제대로 분석할 수 없다"며 "달에서 감지되는 지진파 외에 또 다른 단서를 통해 이 천체의 내부를 분석해야 했다"고 말했다.

CNRS가 주목한 것은 레이저를 이용한 달 거리 측정 실험 정보들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는 1962년 레이저를 사용해 달 표면에서 반사되는 레이저 펄스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여러 달 측거법의 기초가 됐고 지금까지 원리나 방법이 많이 변하지도 않았다.

연구팀은 달 측거 실험 정보를 토대로 지구와 중력 상호작용에 의한 달의 변형, 지구와 달의 거리 변화, 달의 밀도 등을 파악했다. 이후 여러 유형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재 달의 핵을 추정했다.

NASA의 아폴로 계획으로 달에 보내진 장비 중에는 지진계도 포함됐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달 내부는 밀도가 높은 물질이 중심부를 향해 낙하하면서 밀도가 낮은 물질은 떠오르는 구조"라며 "애초에 달 화산지대에 특정 원소가 존재하는 이유를 대입한 시뮬레이션에서 달의 핵이 지구와 비슷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달의 핵은 바깥쪽이 액체, 안쪽이 고체로 생각된다. 외핵 반경은 약 362㎞, 내핵 반경은 약 258㎞로 전체 달 반경의 약 15%를 차지한다. 내핵의 무게는 m³당 약 7822㎏이며 철과 흡사하다.

조사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달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며 "약 32억 년 전부터 점점 약해지기 시작한 자기장 등 달의 여러 비밀을 비롯해 태양계의 역사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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