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고리가 처음 확인된 소행성 콰오아(Quaoar)가 또 다른 고리를 가졌다는 관측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콰오아는 태양계의 끝자락 카이퍼 벨트에 속한 신비로운 천체다.
콰오아의 첫 고리를 발견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연방대학교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포함된 국제 연구팀은 2022년 8월 9일 일어난 성식 관측 데이터를 분석, 이미 존재하는 것 외에 고리 하나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내용은 국제 천문학 저널 'Astronomy & Astrophysics' 5월호에도 소개됐다.
연구팀은 콰오아의 자세한 형상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이 천체와 먼저 발견된 고리의 보다 상세한 형태를 확인했다. 여기에 새로운 고리까지 발견하면서 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우선 콰오아는 가장 긴 부분의 반경이 약 579.5㎞이며, 단순한 구체나 럭비공(회전타원체) 모양이 아니라 보다 복잡한 3축 부등타원체로 밝혀졌다. 지금까지는 평균 반경 약 555㎞의 럭비공 형태로 추정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 2월 리우데자네이루연방대학교가 처음 발견한 고리(Q1R)의 정확한 반경은 약 4057㎞로 기존 추정치 4100㎞와 거의 비슷했다. 새로운 두 번째 고리(Q2R)는 반경 약 2520㎞로 Q1R의 안쪽에 자리하며, 폭은 첫 고리보다 훨씬 가늘다.
연구팀에 따르면, 콰오아의 두 고리는 모두 로슈 한계의 바깥쪽에 자리한다. 로슈 한계란 위성이 주성의 기조력에 부서지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한계 거리다. 쉽게 말해 주성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는 조석력을 받는데, 그 힘의 크기는 공전하는 천체의 직경이 클수록, 또는 주성에 가까울수록 커진다. 따라서 주성에 너무 가깝고 어느 정도 크기를 가진 천체는 조석력에 의해 부서지기 때문에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
조사 관계자는 "원래 고리는 조석력에 의해 위성이 될 수 없는 물질의 집합체로 간주된다"며 "뒤집어 이야기하면 로슈 한계 바깥쪽에서는 물질이 모여 위성이 형성되므로 고리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콰오아에서 발견된 두 고리는 모두 로슈 한계의 훨씬 바깥쪽에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이론이 철저하게 무너져버린다"며 "아마 콰오아의 두 고리는 100년도 안 돼 하나의 덩어리, 즉 위성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충분하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로슈 한계 이론에 모순되는 고리가 한 천체에서 2개나 발견된 점에서 천문학계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사 관계자는 "또 다른 천체에서 로슈 한계에 맞지 않는 고리가 특정될 수 있다"며 "두 고리를 더 분석하는 과정에서 로슈 이론의 수정할 점이나 우리가 모르던 행성과학의 실체가 밝혀질지도 모를 일"이라고 전망했다.
천문학자들은 토성처럼 한 천체가 고리를 가지려면 어느 정도 규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던 2014년 태양계 소천체 센타우루스군에 위치한 소행성 카리클로(Chariklo)의 고리가 발견되며 이런 생각이 뒤집혔다. 이후 해왕성 바깥을 도는 하우메아(Haumea)와 키론(Chiron) 등 고리를 가진 태양계 소행성 두 개가 더 확인되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해졌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