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대신 사람이 마시는 맥주로 움직이는 바이크가 미국 발명가 손에 탄생했다. 시속 200㎞를 무난하게 넘길 정도여서 관심이 쏠렸다.

미국 발명가 카이 마이클슨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완성한 맥주 바이크를 보기 위해 연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업실을 찾아온다고 소개했다.

변기와 커피 머신 등 어지간한 기계를 직접 만들어 쓸 정도로 발명을 좋아하는 카이 마이클슨은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휘발유보다 싸게 먹힐 연료를 찾던 중 맥주를 떠올렸다.

대용량 맥주 디스펜서를 장착한 신개념 바이크. 제작 단계의 사진으로, 시연하는 남성은 카이 마이클슨의 아들이다. <사진=카이 마이클슨 공식 인스타그램>

개발에 10개월가량이 소요된 이 바이크는 연료통 대신 약 53ℓ(리터) 대용량 맥주 디스펜서를 장착했다. 거대한 디스펜서는 일반적으로 바이크의 연료통이 위치하는 곳에 용접됐다. 

이 희한한 바이크의 개발 과정을 담은 동영상에 따르면, 연료는 시중에 파는 맥주면 충분하다. 아무 맥주나 연료통에 붓고 시동을 걸면 바이크가 힘차게 움직인다. 스로틀(가속기)을 당기면 배기가스 대신 데워진 증기가 요란하게 뿜어져 나온다.

원리는 대충 이렇다. 맥주 디스펜서 내부에는 특수 코팅한 가열 코일이 들었는데, 이를 통해 맥주를 약 300℃로 가열, 순간적으로 초고온 증기를 생성한다. 이를 배기구로 뿜어 만들어지는 추진력으로 오토바이가 움직인다.

시중에 파는 병맥주를 털어 넣고 시동을 걸자 잠시 후 엄청난 증기가 분출됐다. <사진=카이 마이클슨 공식 인스타그램>

카이 마이클슨은 "연비 등을 차치하더라도 이 바이크는 최고 시속이 240㎞나 나올 정도로 빠르다"며 "조만간 테스트 코스에서 자세한 성능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재미있는 점은 카이 마이클슨이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는 "요즘 맥주도 비싸다고 난리지만 유례없는 고물가로 기름값은 금값이 돼버렸다"며 "대체 연료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이 바이크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초고온 증기로 출력을 내도록 설계된 바이크는 맥주가 아니더라도 물이나 커피, 심지어 탄산음료를 넣어도 달린다.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면 기절초풍할 물건이겠지만, 워낙 발상이 특이하다 보니 지역 언론이 취재를 해가는 등 많은 관심을 모았다고 카이 마이클슨은 자랑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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