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고리의 나이가 길어야 4억 년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토성은 최근 위성이 100개를 넘는 등 천문학계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캠퍼스 연구팀은 14일 공개한 관측 성과에서 토성 고리의 나이가 최대 4억 년을 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운용했던 토성 탐사선 '카시니(Cassini)'의 관측 데이터들을 토대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토성 고리가 천체와 마찬가지로 45억 살이 되려면 지금과 형태나 빛깔이 많이 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근거는 카시니의 관측 기기 중 하나인 우주 먼지 계측기(Cosmic Dust Analyzer, CDA)의 자료다. 우주 먼지 등 입자상 물질을 계측하는 CDA는 카시니가 2004년부터 13년간 토성을 관측하는 동안 행성 바깥쪽에서 날아든 우주 먼지 173개를 검출했다.

고리를 가진 천체의 대명사로 통하는 토성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이들 먼지를 정밀 분석한 결과 토성 고리에 쌓이는 먼지의 양은 연간 평방미터(㎡) 당 8마이크로그램(㎍)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물벼룩 한 마리 무게에 해당할 만큼 아주 미미한 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적은 양이지만 이 먼지가 토성의 탄생 이래 45억 년간 지속해 쌓였다면 고리는 지금과 상당히 다른 형상일 것"이라며 "현재 토성의 고리 구성 물질들로 보면 길어도 4억 년 이내에 형성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주 공간에는 미세 운석 등 암석질 먼지가 부유하며, 끊임없이 천체로 내려 쌓이게 된다. 토성 고리는 주로 얼음으로 이뤄지는데, 우주 먼지가 쌓이면서 고리의 성분은 암석 비율이 늘고 색도 점점 짙어져야 한다. 다만 실제 토성 고리의 95% 이상이 얼음인 점에서 45억 년 전이라는 고리 형성 연대가 맞으려면 고리가 현재처럼 깨끗한 상태로 유지될 리 없다는 이야기다.

전파 신호를 통해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시뮬레이션한 토성의 고리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토성 고리가 행성 나이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것은 아주 흥미롭다는 입장이다. 토성 고리는 생성된 지 길어야 4억 년, 짧게는 1억 년이 지났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학자들이 주장한 토성 고리의 나이와 일치한다.

태양계 행성 중 목성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토성은 아름다운 고리 덕에 수많은 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됐다. 토성의 고리는 1610년 위대한 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처음 발견했다. 다만 갈릴레이는 이를 고리로 인식하지는 않았다. 시간이 더 흘러 1655년 네덜란드 수학자 겸 천문학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는 토성에 고리가 있다고 최초로 주장했다.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천체가 가진 고리에 대한 정보도 많이 축적됐다. 당초 학자들은 토성 같은 행성만이 고리를 소유한다고 봤으나, 2014년 소행성 '카리클로'에 이어 해왕성 바깥을 도는 '하우메아'와 '키론' 등 소행성들도 고리를 가진 사실이 차례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카이퍼 벨트의 소행성 '콰오아'가 고리를 두 개나 가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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