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해도 희귀한 태양 관련 기상 현상을 3개나 담은 기적 같은 사진이 과학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다.

최근 페이스북에는 태양을 둘러싸고 형성된 22도 헤일로(22° halo)와 그 주변에 자리를 잡은 무리해(sundog, 환일), 무리해를 가로지르는 둥그런 무리해 테(parhelic circle, 환일환)를 모두 담은 사진이 올라왔다.

22도 헤일로는 태양이나 달 등 광원 주변에 생기는 둥그런 빛 테두리다. 천체가 발하는 빛이 대기 중의 얼음 결정에 반사되면서 발생한다. 겉보기 반지름이 약 22°인 관계로 22도 헤일로라고 부른다.

현직 천문학 교수가 촬영한 태양 광학 현상. 태양을 중심으로 검게 형성된 22도 헤일로와 그 양쪽의 무리해, 이들을 연결하는 무리해 테가 선명하다. <사진=앨런 피츠시몬스 페이스북>

무리해는 헤일로와 마찬가지로 대기 중의 얼음 결정에 의한 굴절로 나타난다. 태양을 중심으로 그 양옆이나 위아래에 나타나는 일종의 광원이다. 무리해 테는 무리해 사이를 동그랗게 연결하는 빛 테두리다.

공기 중에는 다양한 크기 및 형태의 얼음 결정이 존재한다. 이들이 태양이나 달 등 광원에 어떻게 반사되는지에 따라 헤일로와 무리해, 무리해 테가 단독 또는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원리로 접선호(supralateral arc) 등 다양한 광학 현상이 하늘에 나타난다.

헤일로나 무리해는 간혹 목격 사진이 소개된 적이 있지만 무리해 테까지 세 현상을 한꺼번에 담은 사진은 전례가 많지 않다. 때문에 기상 현상을 연구하는 학자나 과학 마니아들은 이 희한한 사진에 큰 관심을 보였다.

2015년 1월 미국 뉴멕시코에서 포착된 광학 현상. 태양을 광원으로 주변 하늘의 서로 다른 모양의 얼음 입자가 빛을 발하면서 유례 없는 장관이 펼쳐졌다. <사진=Joshua Thomas>

신비로운 이 사진은 영국 벨파스트퀸스대학교 천문학자 앨런 피츠시몬스 교수가 찍었다. 교수는 지난 5월 28일 벨파스트 식물원 상공에 펼쳐진 태양 광학 현상에 매료돼 즉시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했다. 피츠시몬스 교수에 따르면 이 현상은 발견 시점부터 약 30분간 지속됐다.

피츠시몬스 교수는 "천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북아일랜드 상공에서 마주한 태양 쇼는 어지간한 SF 영화보다 극적이었다"며 "마치 태양 여러 개가 동시에 대낮을 밝히는 듯했다"고 전했다.

그는 "헤일로나 무리해는 간혹 관측되지만 사진처럼 완전한 형태의 무리해 테는 공기 중에 감도는 무수한 얼음 결정이 태양빛을 동시에 받아들이고 수차례 반사해야 나타나는 매우 드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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