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00m가 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초대형 로켓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pace Launch System, SLS)’이 늦어도 오는 9월 첫 비행할 것으로 보이면서 적재능력 등 스펙에 관심이 집중됐다. 여러 문제에도 발사 전 최종 리허설을 강행하자 일부에선 NASA가 조바심을 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 18~20일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 전 초호기 예행연습을 마친 SLS는 NASA의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의 첫 임무 ‘아르테미스1’에 사용되는 발사체다. 미션은 SLS 발사 및 NASA의 새 우주선 오리온(Orion)의 사출 및 궤도 안착, 4~6주 후 지구 귀환 순으로 진행된다.

최대 길이 111.25m에 달하는 SLS는 2011년 개발이 시작됐다. 기본적으로 2단 구조이며 액체 수소 및 액체 산소 연료를 사용한다. 거대한 로켓인 만큼 페이로드(적재능력)도 엄청나서 1단 약 95t, 2단 약 130t 분량의 위성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기본 사양으로, 설계나 미션에 따라 적재능력은 변경될 수 있다.

아르테미스 계획의 핵심인 SLS의 발사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추진체가 사용하는 엔진을 놓고서는 아직 말이 많다. 이번 웨트 드레스 리허설(WDR)에서 수소 누출이 감지됐는데 NASA는 최종 단계 카운트까지 진행하는 강수를 뒀다. WDR은 실전과 똑같은 타임라인에 입각해 48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최종 점검인 만큼 NASA가 무리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4월에도 두 차례 WDR에 나선 SLS로켓은 중간에 몇 가지 문제가 생겨 리허설을 중단했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NASA는 케네디 우주센터 39B 발사대에서 내려와 점검을 마친 SLS를 이달 초 다시 롤아웃(사점 이동 작업)한 뒤 최종 리허설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18일 오후 7시경 SLS의 세 번째 WDR을 시작한 NASA는 마지막 날인 20일 아침 추진제 충전에 나섰다. 1단 코어 스테이지와 ICPS(2단 추진체 명칭)에 액체 수소와 액체 산소가 순차적으로 주입됐는데, 지난 4월 리허설에서는 일부 진행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완전히 충전됐다.

카운트다운은 최종 단계 터미널 카운트다운까지 진행됐다. 모의 설정된 발사 예정 시각의 29초 전에 종료한 사실상 실전 직전의 테스트였다.

운용 목적에 따른 SLS의 구성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다만 이번 리허설에서도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추진제 충전 작업 중 이동식 발사대의 구성 부품인 테일 서비스 메스트 앰빌리컬(Tail Service Mast Umbilicals)과 SLS 코어 스테이지 엔진 섹션을 잇는 퀵 디스코넥트(quick disconnect)에서 수소 누출이 감지돼 카운트다운을 일시 중단했다.

당시 NASA 지상팀은 퀵디스코넥트를 가열·냉각해 기밀성을 재조정하려다 실패했다. 그럼에도 수소 누출에 관한 데이터를 일단 기록한 뒤 리허설은 계속됐다. 질소 가스 백업 공급라인에서도 문제가 확인돼 밸브가 교체됐고 여분의 수소가스를 연소시키는 플레어 스택 근처에서는 풀이 타는 소규모 화재도 발생했다. 이 영향으로 리허설은 5시간 늦게 진행됐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NASA는 ▲추진제 완전 충전 ▲자동 발사 시퀀서에 의한 발사 카운트다운 ▲탱크로부터의 추진제 배출 등 과거 리허설에서 실행하지 못한 것들을 진행했다. 실제 발사를 염두에 둔 카운트다운 절차도 이뤄진 만큼 NASA는 일련의 시험이 완료됐다고 판단하고 SLS 초호기를 이르면 오는 8월 말 발사할 예정이다.

수소 누출이 감지됐음에도 최종 카운트다운까지 진행한 것을 두고는 리허설 종료 일주일째 말들이 많다. WDR이 아무리 실전 같은 타임라인을 따라 48시간 걸쳐 실시된다지만 SLS의 극저온 추진제(액체 수소와 액체 산소)가 실제 충전된 상황에서 위험부담이 컸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대해 NASA는 “도중에 카운트다운을 중단하거나 한 번 충전한 추진제를 빼내는 식으로 얼마든지 발사를 중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SLS의 엄청난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사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아르테미스 계획 성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NASA로서는 이번에 확인된 수소 누출 문제를 2개월여 동안 집중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막이 오른 아르테미스 계획은 아폴로 계획에 이어 2025년까지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안착시키는 중대 프로젝트다.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해 뉴질랜드, 루마니아, 룩셈부르크, 멕시코, 바레인, 브라질,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영국,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콜롬비아, 폴란드, 프랑스, 호주 우주개발기구와 스페이스X 같은 민간 업체도 참가하는 초대형 우주 이벤트다.

전문가들은 SLS의 최종 리허설 내용으로 미뤄 첫 정식 발사가 이르면 오는 8월 23~29일 사이, 아니면 9월 2일 또는 9월 6일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SLS는 운용 목적이 다르지만 지난 21일 발사에 성공한 우리나라의 누리호에 비해 길이는 2배 이상, 탑재 능력은 1단 기준 약 35배 이상, 출력 약 5.5배에 이른다. 투입된 예산은 약 2조 원인 누리호에 비해 약 11배 많은 180억 달러(약 23조3280억 원)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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